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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어바인 한국문화축제 성공 스토리

임상환/OC총국 취재팀장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슬럼프를 겪는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말이다. 그만큼 초심을 지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16일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이제 한인만의 축제가 아닌, 명실상부한 지역 주민 축제로 자리잡았다. 오렌지카운티의 대표적 다인종 커뮤니티인 어바인에서 열리는 3대 페스티벌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 원동력은 전체 관람객 중 30~40%를 차지하는 타인종이다.

축제장을 찾은 타인종들은 생경한 한국문화에 대해 호기심 어린 눈과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며 축제를 한껏 즐겼다. 이들이 한국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한편, 한국에 대한 호감을 키우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문화축제는 단순한 축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바인의 3대 페스티벌로는 한국문화축제 외에 유대계커뮤니티센터가 주최하는 유대계커뮤니티 축제와 어바인시가 매년 가을 개최하는 글로벌 빌리지 페스티벌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글로벌 빌리지 페스티벌은 50여 개의 다인종 커뮤니티가 참가하는 오렌지카운티 최대 규모의 다문화 페스티벌이다. 결국 소수계 커뮤니티가 주최하는 축제로는 한국문화축제가 유대계커뮤니티축제와 쌍벽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국문화축제가 짧은 기간 동안 성장하기까지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인 상승작용을 했다고 봐야 한다. 문화축제 성장의 비결 중 첫번째로는 한인사회가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란 점을 들고 싶다.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인 어바인에선 강석희 전 시장에 이어 최석호 현 시장이 '8년 내리 한인 시장'이라는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처럼 성장한 한인사회는 대기업이나 주류기관들이 주목하는 대상이다. 어바인 캄퍼니, 월마트, 버라이즌, 블리자드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한국문화축제를 후원했다. 코카콜라는 후원은 물론 자원봉사자들까지 보내줬다.

축제준비위원회의 치밀한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위원회는 이번 축제를 앞두고 한인 일간지에 광고를 낸 것은 물론 OC위클리와 어바인의 지역신문 '어바인 월드뉴스'를 통해 타인종들에게도 축제를 알렸다. 또 어바인 스펙트럼의 복합상영관에서 영화 상영 전 틀어주는 30초 광고도 활용해 많은 타인종들이 축제장을 찾도록 만들었다.

축제장의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인근 주차장을 빌리고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 것, 셔틀버스 이용자에게 래플 티켓 1장씩을 나눠준 것, 축제장을 찾은 이들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래플 추첨을 총 8회로 늘리고 1시간~2시간 간격으로 7차례에 걸쳐 실시한 것도 주효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성장 비결은 따로 있다. 바로 축제를 준비하는 한인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순수한 열정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축제에선 수익을 올리기에 적합한 장터나 제품 판매 부스를 찾아볼 수 없다. 축제의 목적이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익이 나면 다음해 축제 준비자금을 제한 나머지를 OC한인문화재단이 추진 중인 'OC한인문화센터' 건립기금으로 귀속시킨다.

축제준비위원회의 한인은 약 20명. 이들 중 10명은 몇 달 전부터 축제 준비에 매달린다. 1회 축제 개최를 위해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며 고생한 윤주원씨는 지금도 축제준비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다이앤 김 축제준비위원장도 4년 전부터 축제 개최를 도왔다. 이처럼 준비위원회에 속한 이들은 '한국문화 전파'란 목표 아래 사서 고생을 하고 있다.

어바인 한국문화축제는 앞으로도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믿는다. 초심을 잃지 않고 순수한 열정을 사르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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