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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준 칼럼] 산모와 한약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계 은행에 근무하고 있는 올해 36세된 여성입니다. 캠퍼스 커플로 만난 남편과 결혼한지 올해로 8년만에 첫 아이를 갖게 됐고, 이제 막 해산한지 8주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간 아이를 가지지 못해 마음 고생도 무척 심했고 병원치료도 오랫동안 받아보았지만 가지지 못하다가 우연히 접한 한방 불임 치료 후 이렇게 첫 아이를 순산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임신 중에도 두세 차례 위태한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한약으로 위기를 넘긴 적이 있었습니다.

늦은 임신인데다 평소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닌 저로써는 임신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렇게 첫 아들까지 가지게 되니 모든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만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해산 후 몸조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부모님도 한국에 계시고 남편 역시 직장 일로 거의 짬을 낼수 없어 모든 것을 혼자서 처리하다 보니 자연 몸조리가 부실해지고 말았습니다.

3일에 한번씩 오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있긴 했지만 역시 한계가 있었습니다. 3개월간의 출산휴가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벌써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특히 요즘같이 더운 날씨 임에도 관절에 찬 바람이 든 것처럼 저리고 시큰시큰 아려옵니다. 가끔 뭉쳐진 근육 깊은곳에서 통증도 느껴집니다.



주위에서 산후조리가 부실하면 산후풍이라는 것이 있어 나중에 두고 두고 문제를 일으킨다는데 사실인지요. 모유를 먹이다 보니 영양 섭취 또한 중요하다는데 입맛이 당기지 않아 억지로 식사를 할 때도 많습니다. 기운이 없고 열과 함께 땀이 납니다. 몸의 부기를 빼는데 옥수수 수염이나, 호박 달인 물이 좋다는데 먹어도 괜찮을런지요. 임신과 함께 몸조리도 한방 요법으로 치료 받고 싶습니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전반적 신체 상태를 극도로 예민케 한다. 그만큼 또다른 생명체를 뱃속에 품고 길러내는 일은 참으로 경이롭고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산후 보온을 절대적으로 중요시했다.

중국 당나라 시대 명저 ‘천금방’ 에서도 “출산후 산모의 몸은 백가지의 골육이 함께 허약해져 있으므로 산후 100일 동안은 어떤 근심거리도 만들지 말것이며 일을 너무 무리하게 해서도 안된다. 특히 출산후 아랫배가 차거나 아프다면 남편과 너무 일찍 잠자리를 한 탓이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서양의 여성들은 출산하자 마자 샤워부터 하는데 동양에서는 절대적으로 금하고 있는 일이다. 면역의 극쇠함을 틈타 외부의 찬기운이 침범해 두고 두고 산후 후유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기후와 체질, 식습관등 모든 것이 동서양에 차이가 있으므로 절대 따라 할 일이 아니다.

보온과 함께 두번째로 산모가 해야 할일은 오로, 즉 몸속 죽은 피를 빼내는 일이다. 출산후 3주 동안 내내 미역국을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조상들은 미역을 하늘이 산모에게 준 신령스런 선약으로 여겼다. 해산 미역은 값을 깍지 않았으며 미역 다발을 꺽지도 않고 새끼에 묶었다. 산모의 난산을 방지하고 아이의 요절을 막는다는 의미에서다. 요오드가 풍부하여 산후에 늘어난 자궁을 수축시키고 피를 멈추고 풀어주는데 미역 만한 것이 없다.

출산 후 빠른 시간 내 호박 달인 물이나 옥수수 수염즙 혹은 잉어탕 등의 복용은 금한다. 이뇨 작용의 장점보다 신장에 무리가 더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후 회복을 위해서는 산후 한약 복용을 적극 추천한다. 웬만한 식이 요법보다 한의사가 처방한 산모 상황에 적합한 맞춤식 한약 복용이 훨씬 유익하다. 자궁 수축 회복과 나쁜 피의 체외 배출, 그리고 부기등 신진대사의 원상 회복을 위해서는 산후 한약만큼 유익하게 작용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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