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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부목사, '블루 오션' 찾아나서야

지난주 한인교계 부목회자들의 현실을 보도했다.

대개 그들의 실제적 고민은 ▶사례비(돈)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목사로서 본질적 역할에 대한 결핍으로 압축된다.

기사가 나간 후 독자들로부터 여러 의견을 받았다.

"대형교회 부목사와 일반 직장인의 하루 일과를 비교해봐라. 목사들이 참 배부른 소릴 한다", "돈이 문제면 비즈니스를 하지 왜 목사를 하는가", "목사의 소명이 너무 가벼워졌다" 등 목회자를 향한 지적이 뒤따랐다. 교회 내 비합리적 행태, 담임목사로부터 받은 부당 대우 등을 토로하는 제보도 이어졌다.



다만 기사는 목사의 노동량을 측정하거나, 교계의 열악한 근로 조건만 언급하려 했던 건 아니다. 기사의 목적은 현실을 조명함으로써 관점을 전환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

취재를 하면서 부목사의 생존을 위해 크게 두 가지의 필요성을 느꼈다.

우선 전문성이다. 교계 생리는 사회의 메커니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쟁은 치열하다. 교계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한 업계다. 교회는 한정됐는데, 신학교에선 계속 목사가 양산된다. 그럴수록 자기만의 특정 분야를 고민해보고, 전문 영역을 찾아야 한다. 차별화된 목회를 위해서다. 그건 소명과 역할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고 생존력을 강화시킨다.

대개 목사들의 소명과 그들이 밟아 나가는 길은 상투적이다. 기존 교계 구조에 익숙해졌고, 소명을 제도권 안에서만 찾아왔기 때문이다. '목회자=성직'이라는 공식에 너무 얽매이고, 신학교에서부터 규격화되어 출시된 것도 원인일테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고 각종 가치가 난립한다. 모든 속도가 빨라지면서 많은 것을 수용하고 접하게 됐다. 준 전문가들이 생겨났다.

대신 빨라짐과 동시에 놓치는 게 많아진 건 최대 맹점이다. 인스턴트 음식 가운데 장인의 맛이 그리운 시대다. 즉, 깊이의 결여다. 목회자 역시 이것저것 맛만 본 아마추어적 식견으로는 금방 밑천이 드러난다. 특정 영역의 장악력은 전문성에서 비롯된다. 그게 프로다.

또 하나는 자립 능력이다. 이젠 목회자가 교회에서만 생계비를 조달받겠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기독교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교회가 재정적으로 여유롭게 몸집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앞으로 형성될 교계 구조는 기본 생활은 스스로 영위하면서 소신있게 사역을 병행할 수는 자비량 형태의 목회가 더욱 요구된다.

기독교의 영토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장소에 묶이려 하지 않는다. 이는 거꾸로 보면 건물이라는 공간에 국한됐던 목회 영역이 그만큼 외각으로 넓어지는 긍정적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분야가 존재한다. 직업을 통해 생계도 유지하고 그 분야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형태의 목회도 시도해볼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되고 있다.

그곳이 바로 블루오션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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