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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다진 ‘국제시장’ 연방의회 특별상영

“기적 이룬 한국은 최고의 친구”
랭글 의원, 로이스 하원외교위원장, 노병들에 찬사
중앙일보·CJ엔터테인먼트·한인연합회등 공동주최

3일 밤 미국 워싱턴 의회 내 영화관. 로버트 러니(87·변호사)는 65년 전 흥남 철수를 떠올리며 “진정한 영웅들은 자유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탈출한 피란민”이라고 말했다. 1950년 12월 흥남을 마지막으로 떠난 상선 메리디스 빅토리호의 1등 항해사였던 그는 “당시 한 명이라도 더 태우려고 화물칸을 사람으로 채웠다”며 “그래서 (한국말인) ‘빨리빨리’를 알게 됐다”고 기억했다. 영화를 보고 나올 때 그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한·미 참전용사 50여 명을 비롯해 미 의회 관계자와 주미 한국대사관, 한인단체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영화 ‘국제시장’ 특별상영회가 열린 자리였다. 의회 내 영화관에서 한국 상업영화가 상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가 공유한 한국전쟁의 기억을 통해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취지다. 지한파인 찰스 랭글 하원의원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주최했다. 워싱턴 중앙일보와 CJ엔터테인멘트(대표 서상원)·허드슨문화재단(대표 김자혜)·워싱턴한인연합회(회장 임소정)가 공동 주최로 참여했다.

이날 상영장엔 17세의 나이에 메리디스 빅토리호에 올라 남으로 내려왔다는 장송(82)씨도 있었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장씨는 “당시 학교에 갔다가 군인들이 트럭에 타라고 해서 올라탔다가 곧바로 배로 옮겨졌다”며 “가족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홀로 남으로 내려오며 생이별을 했다. 하지만 나라도 자유를 누리고 있으니 물자를 버리고 민간인을 태웠던 그 배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전쟁으로 5만 명이 넘는 미군이 숨지고 수백만 명의 한국인이 피해를 봤지만 우리는 한국을 지켜냈고 한국이 이룬 기적을 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나이에 한국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참전용사들과 지금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한국 사람들을 우리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오늘 행사에 참석한 여러분들을 통해 한국 친구들에게 전달되고 또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랭글 의원도 “내가 한국을 떠난 51년에는 제대로 된 건물이라곤 없었다”며 “그러나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이루고 무역 강국으로 성장해 미국 최고의 친구가 됐다”고 밝혔다.

참전용사 리처드 로빈슨(84)은 “참전했던 우리만 힘들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고 전했다.

흥남 철수 때 무기 대신 사람을 태우도록 명령을 내린 당시 10군단장이던 에드워드 아몬드 소장의 외손자인 토머스 퍼거슨(72) 예비역 대령도 상영회에 함께했다. 그는 “이 영화를 상영하는 목적은 후세들에게 한국전쟁의 의미와 교훈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영회에 참석한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은 “힘들 때 도와준 이가 진정한 친구라고 미군 참전용사에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는 윤제균 감독이 관객들에게 국제시장의 제작 동기를 비롯해 미국 관객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영화 속의 고 정주영 회장과 가수 남진 등에 대해 소개했다. 윤 감독은 “오늘 행사 전 링컨 기념관을 다녀왔다. 기념관 옆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을 들렀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한국전 참전용사인 이병희 미 동부재향군인회장은 윤제균 감독에게 좋은 영화를 만들어준 것에 감사를 표하며 6.25 전쟁 기념메달을 선물했다.

국제교류재단(KF)은 이번 의회 상영회를 시작으로 우드로윌슨센터와 함께 미국 전역을 돌며 주요 지역에서 상영회를 열 계획이다.

상영회에는 안호영 주미대사, 전성훈 안보전략비서관, 신경수 국방무관, 유현석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서상원 CJ E&M 아메리카 대표,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박철희 서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채병건 특파원, 김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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