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업] 다른 애들은 피아노 배우는데…
모니카 류/암 방사선과 전문의
'서머 타임, 그리고 산다는 것은 쉬워/ 물고기들은 튀어 오르고 목화는 키가 크네/ 오, 네 아빠는 부자이고 엄마는 멋있어/ 그러니 쉬~아가야, 울지마.'
조지 거슈인이 1934년 작곡한 '포기와 베스'에 나오는 자장가를 대여섯 살 꼬마들이 입을 맞추어 합창한다. 꼬마 합창단이 학기가 끝나면서 배운 음악을 선보이느라 무대에 섰던 것이다.
나로서는 이 노래가 감명깊지만 실상 대학에 들어가서야 신경을 쓰고 들었던 노래이다. 그때를 기억하면서 우리 손녀를 비롯한 이 세대 어린이들은 내가 걸었던 힘든 어린 시절, 학창시절과 달리 어떻게 하면 일찍 정신적 풍요를 채워가면서 지낼 수 있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어릴 때 학교 공부 이외에 스포츠.성악.기악.댄스.드라마 등의 활동에 참여하면 성인이 됐을 때 전인적인 풍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신앙처럼 받아들인다. 실상 학식은 어느 지점에 도착하기 위해서 있어야 할 기본이라고 본다면 교양, 지식, 지혜나 삶의 연관성을 잘 이해한다는 것은 바로 그런 지점에 쉽게 또 빨리 도착하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고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저소득층을 제외한 미국의 어린이 다섯 중 셋은 과외활동에 참여한다고 한다. 또 미국 가정의 50% 정도는 적어도 식구 중 한 명이 악기를 다룰 줄 안다고 되어 있다. 어린이 과외활동 중 가장 비싼 다섯 가지는 승마, 태권도 유도 같은 운동, 맨손체조, 댄스, 피아노이다(Personal Finance: Cheatsheet.com). 얼마나 자주 어떤 강사에게서 레슨을 받는지에 따라 경비가 다를 것이다. 승마의 경우 말을 소유할 때 생기는 비용은 4000불에서 2만5000불이 더 든다. 무술은 대략 1년에 2000불, 피아노는 1200~4000불이 든다.
벌써 6월에 들어서며 1년의 정규 학과 과정이 마감되고 있다. 맞벌이 부모들은 3개월이라는 긴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을 돌봐주는 여름 데이케어나 보모를 찾아야 한다. 정규 학과 과정에 드는 기본적인 경비 이외에 여름방학 학비 또 과외 활동에 써야 하는 경비는 많은 가정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그러나 세상엔 이런 혜택을 꿈조차 꾸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무척 많다. 가슴 아픈 일이다.
VUE (Voice in Urban Education)는 빈곤선 이하의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의 문제를 보고했다. 빈곤 가정은 이혼율이 두 배나 높다. 또 낙제를 하거나 부모가 감옥에 갇힌 적이 있거나 현재 갇혀 있는 경우도 10% 정도는 된다고 한다. 여름이 싱그럽고 건강하며 풍성할 수만은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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