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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중독 빠진 남편 구해주세요"

도우미에 술판…가정 흔들려
함께 어울리다 탈선까지
월급 탕진…계속 빚 쌓여
"도박·알코올 중독 못잖아"

'노래방 중독'에 빠진 한인 남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특정 노래방 한방을 지정해 놓고 출근 도장을 찍는다. 아예 저녁식사도 노래방에서 해결한다.

H씨는 일주일에 최소 세 번은 노래방에 간다. 한 달에 노래방으로 나가는 비용만 2000 달러가 족히 넘는다. 그는 "사업상 필요하다고 핑계는 대지만 사실 중독된 것 같다. 안 가면 심심해서 못 견디겠다. 친구에게 돈까지 빌리면서 간다"고 말했다. 사흘에 두 번 노래방에 간다는 L씨는 이혼 위기에 놓였다. 단골 도우미와 서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들킨 적이 수차례다. "심각한 것 인정하는데, 유혹을 참을 수가 없다. 특별히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누구에게 상담하기도 그렇고."

과거에는 친구와 가족이 쉽고 편하게 이용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던 노래방이었지만 건전한 노래방 문화가 한인타운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이제는 술과 여자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퇴폐 문화의 온상'으로 자리잡았다. 술을 팔고 있고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도우미라는 아가씨 접대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노래방을 찾는 손님들은 도우미를 찾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치부돼버렸다.



A노래방에서 일하는 한 명은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한인타운내 가족이 갈만한 건전 노래방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며 "대다수 노래방이 술판매에 도우미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룸살롱과 명확한 구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노래방=룸살롱'이 됐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니까 단골의 찾는 빈도는 늘었다"고 말했다. 타인종 여성들까지 도우미로 나서며 마약이 결부되기도 한다. B노래방 웨이터로 일하는 남성은 "마리화나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타인종 도우미는 하루를 즐기려는 생각도 많아 마약을 하는 경우가 잦다"며 "술김에 같이 하고 이후에는 계속하는 한인 고객도 봤다"고 했다.

적지 않은 가정이 흔들린다. 비용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만나고, 도우미와의 만남은 불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부 K씨는 "(남편이) 노래방에서 술 마시고 큰 사고를 친 적은 거의 없지만 여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며 "도우미로 보이는 여러 여자들로부터 문자가 계속 온다. 난리를 쳐봤지만 못 고치더라"고 말했다. K씨는 남편과 별거 중이다. 주부 S씨도 "도우미와 문자하다 몇 번 걸렸다. 그러다가 한동안 잠잠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전화기를 쓰고 있었다. 더 이상 못 참겠다. 처음엔 그럴 수 있지라며 쉽게 생각했는데 중독이 맞다. 못 고칠 거 같고 (결혼생활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생명의 전화 상담센터의 박다윗 목사는 "노래방 중독도 도박이나 알코올 중독과 크게 다를 게 없다"면서 "수년 새 이 고민을 상담하는 주부들이 크게 늘었다. 노래방과 가족이라는 단어는 이미 너무나 멀어져 버린 느낌이다. 가정이 위기에 놓이고 카드빚이 쌓일 정도로 심각한 이들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가족들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LA경찰국(LAPD)은 한인타운 내 노래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여전히 단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비토 팔라졸로 올림픽 경찰서장은 지난 5월 초 노래방 업주와 주민들과의 미팅에서 "한인타운 지역 노래방 도우미 비즈니스는 100% 불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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