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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돈내고 부르는 찬양, 불쾌할 문제 아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5/06/09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5/06/08 18:28

CCM 찬양곡에 대한 저작권료 요구 파동이 한인교계를 뒤흔들었다.

일부 찬양곡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엘로힘'이라는 단체가 한인 교회들을 대상으로 거액의 저작권료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본지 5월29일자 A-1면

게다가 지난해 LA지역 한인 노래방 업소들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켰던 단체가 '엘로힘'이었기 때문에 교계는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취재 과정에서 불투명한 부분은 많았다. 이 단체는 엘로힘CMP USA, 엘로힘EPF USA, 엘로힘EPF USA CCM 등 여러 개의 회사로 운영되고 있었다. 웹사이트도 두 개였고, 저작권 보유곡에 대한 구체적인 리스트도 명시된 게 없었다. 미국 저작권사와 비교하면 사용료는 터무니없이 높았다.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대표와는 연락 자체가 되지 않았다. 엘로힘은 본지 보도 후 웹사이트에 곡 리스트(184곡)를 슬쩍 올려놓았지만, 처음에 공개됐던 저작권자 명단(10명)이 갑자기 8명으로 줄어든 것은 의문이다.

미심쩍은 단체가 보낸 공문이라 해서 교계는 이번 사건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작 취재를 하면서 우려가 되었던 건 저작권에 대한 한인교회들의 인식 및 정보의 부재였다. 물론 교계내 저작권료 관행이 미미했고, 그동안 위반 사례가 공개된 적이 없었기에 이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더구나 찬양곡마저 돈을 내고 불러야 한다는 게 다소 야박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다만 분명한 건 저작권자가 권리를 주장하면 사용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만약 그 요구가 과하다면 사용을 중단하거나 위법 사항 적발시 벌금을 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CCLI(Christian Copyright Licensing International)'가 대부분의 찬양곡 저작권을 담당한다. 3년 전 'CCLI 코리아'가 설립되면서 3000여 곡의 한국 찬양곡도 관리중이다.

일부 한인 대형교회는 CCLI에 저작권료를 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는 사실상 저작권 위반에 크게 노출돼 있다.

미국 교계에서는 저작권료 지불이 일반화 돼있다. CCM을 찬양곡인 동시에 하나의 문화적 콘텐츠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신앙 생활을 위한 음악이 마치 영리 목적으로 제작된 것 같아 내심 불쾌하겠지만, 사실 합리적 기준 내에서 저작권료는 궁극적으로 기독 문화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노래 한 곡을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 노동 등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는 결국 기독 문화인들이 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토양과 환경을 마련해준다.

저작권료는 보통 교인 수에 따라 책정된다. CCLI의 규정을 살펴보니 약간의 사용료만 내면 수많은 찬양곡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고 위법 지대도 벗어날 수 있다.

< 표 참조 >

교계는 이번 논란에 당황하기보다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확한 정보를 갖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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