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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나를 미워하는 사람

[LA중앙일보] 발행 2015/06/09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5/06/08 18:48

양은철 교무 (원불교 LA교당)

몇 해 전 영국의 공영방송사인 BBC에서 '행복'에 관해 대규모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연구 결과들 중 하나는, 일상에서 우리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들은 의외로 사소한 것 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 역시 단순한 것일 수 있다.

조선시대, 어느 제자가 스승께 고백했다. "저는 스스로 몸가짐을 언제나 조심하였고 사람들을 대할 때에도 싫어하는 짓은 한 적이 없었으므로 마을에서 모두 저를 훌륭하다고 칭찬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이란 자만은 유독 저를 헐뜯고 미워해 마지않으니 제가 감히 그에게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은 비슷비슷한 것 같다. "나는 나름 열심히 잘 하고 있는데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나를 미워하고 험담을 하지?". 이런 불만은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고, 우리 역시 흔히 하고 있는 불만이다. 성직자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 비해서 인간관계가 단순한 편인 필자의 경우도 이런 경우가 적지 않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이런 경우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첫째, 자신의 언행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비난이나 험담을 들으면 일단은 화를 내거나 변명하기에 급급한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충고와 비판을 감수할 정도만 되어도 대단한 경지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비난이나 험담을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을 만한 여유과 지혜를 가져야한다.

둘째, 자신의 언행을 살펴보아도 크게 문제가 없을 때에는 인과로 알고 달게 받으면 된다. 현재 자신의 모습과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이 지은 것에 대한 결과라는 것이 인과이다. 부처님께서는 괴로운 일을 당하면 사죄를 올리라고 하셨다. 자기 성찰의 극치이다.

셋째, 험담을 듣거나 미움을 받을 때 좋지 못한 나의 마음을 돌아보아 남을 미워하거나 험담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이렇게 하면 나를 미워하고 험담하는 사람이 나의 잘못된 언행을 고치고 마음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선생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인데, 어찌 계속해서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나겠는가.이것이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는' 공부이고, '해로움에서 은혜를 발견하는' 공부이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은 말할 것도 없고, 주공, 공자, 맹자 같은 성인들이나 굴평, 정자, 주자 같은 현인들, 순자, 한유, 소식 같은 대스승들도 비난이나 험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관숙과 채숙은 주공에 대해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숙손씨는 공자를 헐뜯었으며, 장씨의 아들은 맹자를 비방했고, 초란은 굴평을 음해했으며, 정자와 주자의 사상은 당론으로 몰려 위학이라고 금지를 당하였다. 순자는 등용되지 못하였고, 한유는 좌천되었으며, 소식은 귀양을 갔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자신에게 미진한 점이 없다면, 성현들조차 비방을 면치 못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단, 이는 자신에 대한 공정하고 치열한 점검이 있은 후에 취해야 할 방도임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 하겠다.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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