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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본의 아닌 한인 '미들네임'

[LA중앙일보] 발행 2005/03/24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05/03/23 21:25

'이름이 기가 막혀!'

미국서 한인들은 '바보'되기 십상이다. 영어도 아니고 문화차이 때문만도 아니다. 이름 때문이다. 한인들 거의 대부분은 이곳 미국서 자신의 이름이 왜곡되게 불려지는 것을 여러차례 경험한다.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우스꽝스럽게 들린다. 이유는 두음절의 이름을 한자한자 띄어쓰고 성을 제일 마지막에 쓰기 때문이다.

어차피 외국인으로서 이름이 어색하게 불려지는 것은 그래도 참을만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금전적 시간적 피해를 보는 경우까지 빈번하게 발생한다.

김미선(43.여)씨는 리스한 차를 반납하기 며칠전 새 차를 구입하기 위해 융자를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2만5000달러의 세금이 연체됐다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없다'고 항의했지만 대답은 "노!"였다. 또다른 '미 킴'이 문제였던 것이다. 결국은 각종 증빙 서류를 보내서 해결됐지만 김씨는 그 동안 리스 차를 돌려주고 렌트카를 이용해 적지않은 돈을 날렸다.

이상민(37)씨는 법원으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 채무관련 소송재판에 출두하라는 것이었다. 평범한 회사원인 이씨는 법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은 이 재판과 무관하다'고 항변했지만 법원 직원으로부터 '일단 법원에 나오라'는 소리만 들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할 수 없이 법원에 출두했지만 역시 또다른 '생 리'가 문제였다.

▶사례=공항 입국 심사에서 '문제있는' 동명이인으로 오인돼 여권을 뺏긴채 멍하니 서있어야 했던 김성○씨. "난 그 '성 킴'이 아니라구요."

-직장 동료를 찾는 전화를 받은 회사원 영미.영규.영식.영훈.영옥 등 '영'으로 시작하는 이름이 너무 많다며 "'영 리'가 한 두명이 아닙니다"고 막막해 한다.

-수강 신청을 받던 미국인 교무직원 클래스 학생들이 '우'라는 한국이름을 놀리기 쉽다며

'우(woo~.야유) 리'라는 이름의 표기를 바꾸라고 권고.

-콜렉션 회사로부터 전화를 받은 김종○씨. 크레딧 카드 대금 연체가 밀렸다는 빚 독촉 전화를 받고 "네 종 킴 맞는데요. 난 그런 일이 없어요"라며 황당.

--미국보험회사에서 방호○씨를 찾는 전화를 받은 직장 동료가 소리친다."호빵?? 사무실에 호빵이라는 이름 쓰는 분 있어요?"

▶해결방안= '한국이름에 미들 네임은 없다'. 즉 이름을 떨어뜨려 쓰지말고 붙여써야 한다. 여권.운전면허증.소셜 시큐리티 카드.크레딧 카드 신청서 주택 매매 계약서 각종 유틸리티 청구서 등에 이름을 붙여쓰는 것이다. 조심할 것은 붙여 쓰더라도 대문자는 첫글자에만 쓰도록 한다. 대문자가 2개(이름 한음절마다 대문자)면 하나는 미들네임으로 인식돼 비록 붙여썼더라도 이니셜로 처리되기 쉽다. 하이픈(-)도 불필요하다. 이미 '엉뚱한 이름'으로 올라간 한인들은 운전면허.보험 갱신 집 이사 때가 '제 이름'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지영 변호사는 "애초에 한국서 여권을 만들때 이름을 붙여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미국에 첫발을 내딛을때부터 모든 서류에 이름을 붙여쓰는 의식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 말대로 해외출국전 개개인이 '이름 붙여쓰기'를 하면 최상이겠지만 미국생활을 경험하지 않고는 무리다. 그래서 '미국 새내기'인 여행객 이민자에게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한국서 여행 이민을 대행하는 관광사 변호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또 주미한국 대사관 이곳 LA총영사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름 붙여쓰기'는 한 개인의 작은 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넓게 보면 미주한인 아니 해외 한민족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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