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정신건강에세이] 헤세의 자기 성찰

일차 대전이 발발하지 헤세는 독일 군에 입대를 자원했다. 젊은 동료 작가들은 일선에서 피를 흘리는데 자시 혼자만 불 지핀 화덕 앞에서 아늑하게 앉아 몸을 녹이고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신과 병력, 안 질환 그리고 일생을 괴롭힌 두통으로 인해 병역이 면제되었고 대신 민간인으로 포로 관리인으로 배치되었다.

대전이 발발하자 전쟁의 참혹함 말고도 그에게는 개인적인 시련이 찾아들었다. 막내아들이 중병에 앓았으며 정신이 불안정하던 부인은 정신분열증으로 발전했다. 나중에는 존경하던 아버지도 별세했다. 15세에 혹독하게 앓았던 심한 우울증이 재발한 것이다. 그는 스위스에서 정신분석학을 수립한 칼 융 박사와 소통했고 정신분석에 대한 그의 글을 열심히 탐독했다. 결국 그의 수제자인 랑 박사로부터 72회에 걸친 분석치료를 받은 결과 우울증에서 벗어났다. 당시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신분석은 대부분 진부했지만 내 속에 잠재한 한 점을 부드럽게 그러나 집요하게 두드렸다. 내 자신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내 피부를 벗겨내어 알 껍질을 벗고 다시 태어나게 했다. 각 단계마다 나는 머리를 더 높이 들 수 있었고 세상이란 알 껍질에서 벗어나 노란 새는 더 큰 자유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정신분석에 대한 그의 태도는 부정적이었다. 1919년에 발표한 ‘예술과 정신분석’이란 글에서 그는 “작가는 무의식에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는데 정신분석으로 인해 무의식이 다 파헤쳐진다면 작가의 이익과 상충되는 일이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1919년에 발표한 ‘데미안: 한 청년의 이야기’는 융 학파의 ‘자기 분석과 자아 실현’이란 이론으로 자신을 성찰해 그 경험을 서술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질서 있는 기성 가치와 육욕사이에서 번민한다. 성서적 상징이 풍부했고 니체의 철학을 재해석하기도 했다. 당시 토마스 만은 이 작품을 제임스 조이스나 앙드레 지드의 반열에 속한다고 극찬했다.

1919년 가족을 떠나 스위스로 이주했고 이때 그 유명한 ‘싯달다: 인도 이야기’를 간행했다.



인도 여행에서 영향을 받은 소설로 부처의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그는 동서양 철학을 관통하면서 동양의 철학과 종교사상을 서구에 접목시킨 작품이다.

1927년에는 ‘스테펜올프’란 작품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그는 자기 성찰을 통한 중년기 위기를 다루었고 주인공은 행동과 사유사이에서 번민한다. 주인공은 자기 내부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고 그 그림자와 대면한다.

1930년에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란 작품을 발간했다. 중세기를 배경으로 한 수도원장과 평신도 사이의 갈등을 소재로 했다.

1933년부터 나치스 독일이 망하기 까지 그는 수많은 유태인들이 독일을 몰래 떠나 외국으로 탈출하는 데 힘을 썼다. 결국 1943년에 그는 나치스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1943년에 발표한 ‘유리알 유희’는 독일에서 출판이 금지되어 결국 스위스에서 발간되었다.
종전 후에 그는 주로 시와 평론을 집필했다. 그의 다양한 문학 활동으로 인해 1946년에는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상을, 그리고 같은 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아직도 독일 문화권에서는 만이 팔리며 인기도 높다.

그는 1962년 뇌일혈로 인해 스위스에서 별세했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