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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안전한 타운은 '우리'가 만든다

이수정/S&P팀

해가 저물어 어둑해져 가는 LA한인타운의 윌셔 불러바드. 노말숙 할머니가 대로변으로 통하는 작은 길가를 천천히 걸어간다. 횡단보도가 따로 없는 길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과 대로변에서 우회전하는 차들을 피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건널목 한 쪽 건물에는 연장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하는 한식당과 한인 양로보건센터가 있어 노인들이 자주 이 길을 이용한다. 오후에는 인근에 있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초등학생들이 이 길을 지나간다.

건널목이 회사 근처다 보니 차를 타고 갈 때나 길을 걸어갈 때, 그곳에서 갑자기 뛰어드는 차들로 인해 위험천만한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었다. 사회부 취재 당시 기사화했던 정부 당국 민원 앱이 생각나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앱 사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MyLA311' 앱 실행 후 뜨는 첫 페이지에서 '민원신청(Submit Service Request)'을 클릭하고 민원 종류를 선택하면 신청이 시작된다. 민원 종류에는 죽은 동물을 픽업하는 것부터 불법 투기 쓰레기 수거, 보도블록 수리, 낙서 지우기, 가로수 가지치기, 누수지역 신고 등이 있으며 카테고리에 없는 민원은 기타를 선택한 후 설명을 적을 수 있다. 민원 위치를 검색해 주소를 입력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첨부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접수된 민원은 해당 부서로 전달돼 논의를 거친 뒤 결과를 알려준다.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횡단보도를 만들어 달라는 민원을 지난 2월 중순 접수했다. 3주 후 도로교통 관리 부서로부터 횡단보도를 만들어 주겠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 3개월 후 길에는 노란색 횡단보도가 만들어졌고 보행자들은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게 됐다. 보행 신호등이 설치된 흰색 횡단보도와 달리 노란색 횡단보도를 지나는 차량은 보행자가 어느 편 길에서 오든 무조건 건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쉽게도 이 앱은 영어로만 접수 가능하다.

시정부 관할 기관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단순히 시정부만을 탓할 일이 아니다. 취재를 하다 보면 한인들이 시정부 부과서비스 이용도가 매우 낮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한국어 통역 서비스가 생겼다가도 이용자가 없다 보니 금세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시 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인타운은 최근 들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는 등 LA의 요식업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인타운을 찾는 타인종들이 급증하고 있고 새 아파트에는 이들이 속속 입주한다.

타인종들에게 우리 한인타운은 어떻게 비칠까. 무엇보다 타운 안전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한인타운을 안전하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시정부가 향후 정책 시행에 있어서 한인타운 안전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적극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이제 그만 버려야 한다. 안전하고 살기 좋은 타운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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