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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거품이다" vs "공급부족 때문"

가격 기준 '제2의 거품'
"전국 집값 7천달러 차이로 2008년 피크에 근접
SF, 전국과 비교 임금 50% 많은데 집값 6배 비싸"
거래건수로는 거품 아니다
"신규주택 공급 금융위기 이전의 절반에 불과
SF 집값 폭등도 공급 부족에서도 이유 찾아야"


집값이 오르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주택 소유주와 대출기관은 물론 재산세 수입이 늘어나는 정부도 좋아한다. 금융위기 이후 위기에 몰렸던 집값은 양적완화 등에 힘입어 붕괴의 위기를 넘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거나 새로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부동산 거품론에 대한 찬반 의견도 첨예하다. '제2의 부동산 거품'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거품이 아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격 너무 올라 거품

집값 거품론의 가장 큰 근거는 매매가 상승이다. 전국적으로 집값은 금융위기 이전의 거품 상황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전국 집값의 중간값은 23만 달러였다. 올해 5월 현재 중간값은 22만3000달러다. 사상 최고의 부동산 열풍이 몰아닥쳤던 때와 비교해 7000달러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겨우 3% 차이다. 현재의 상승세로 볼 때 분위기가 갑자기 반전되지 않는다면 올해 안에 전국 중간값이 금융위기 이전을 추월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월 판매가 중간값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계인협회(NAR)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에서 거래된 집값의 평균값은 22만8700달러로 사상 최고였던 2006년 7월의 23만400달러에 불과 1700달러 차이로 접근했다. 집값 만으로 보면 임금 상승폭이나 실업률 등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상황을 거품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물론 부동산은 지역성이 강하다. 지역마다 가격차가 심하다. 현재의 상황을 거품으로 본다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샌프란시스코다. 패러건 부동산 그룹의 2015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집값 중간값은 2012년 1월 이후 107% 상승했다. 금융위기 이전의 피크와 비교해도 42%나 올랐다. 거품이라고 부르기 충분하다.

샌프란시스코의 단독주택 중간값은 지난 5월 136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1월과 비교해 96% 올랐다. 콘도 중간값도 114만2500달러다.

2008년 거품 당시 샌프란시스코의 기존주택 중간값은 전국 중간값보다 4배 높았다. 현재는 6배나 높다. 반면 임금은 그렇지 않다. 2013년 기준 샌프란시스코의 임금 중간값은 7만7700달러로 전국 중간값인 5만1900달러보다 50% 높다. 임금을 가중치로 계산하면 샌프란시스코의 집값은 전국 집값보다 500%나 높은 것이다.

부동산업계는 아직도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제2의 거품을 경고하고 나선 전문가들은 이들이 말하는 회복의 기준선이 2008년 거품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거품의 피크에 올라섰으면 거품이지 회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주의 중간값은 아직 2008년 거품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다. 패러건 부동산 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주 기존주택 중간값은 지난 4월 48만2000달러로 2008년의 56만 달러와 비교해 7만8000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2009년 29만1000달러의 저점에서 현재까지 치솟은 상승세로 보면 7년 전 거품 수준에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는 극적이지만 전국 평균값을 보면 이런 현상이 샌프란시스코 한 곳만의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부 전문가는 현실과 유리된 이런 거품이 미국 부동산 시장 뿐 아니라 유럽의 국채나 중국의 주식 등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그 위험성을 지적한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의 집값 상승 파도를 타더라도 상승 파고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공급 부족해 가격 상승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부동산 가격이 2006년의 피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다. 반면 다른 전문가와 달리 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집값이) 거품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고 확언한다. 그는 세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현재의 상황이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전반적인 주택 수요가 25% 낮고 ▶신규주택 건설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모기지 부채가 10% 적다는 것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가격을 거품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등 경제의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판매와 가격 상승이 지속 불가능한 속도를 보일 때를 거품이라고 규정한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부실 모기지가 적은 현재의 상황을 거품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마케팅 분석가도 "가격과 금리로 보면 거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신규주택을 놓고 보면 부동산 업계는 아직 불황"이라고 진단한다. 2006년은 거래와 가격 두 가지 측면에서 거품이었지만 현재는 거래가 비교적 약세라는 게 부크바 분석가의 판단이다. 현재의 가격 상승은 수요가 늘고 모기지는 싼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어서 이를 거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집값 상승도 이런 시각에서 설명한다. 이 지역의 집값 중간값은 38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거래는 오히려 줄었다. 5월 거래건수의 경우 4월과 비교해 1% 줄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나 줄었다. 같은 기간 9%나 증가한 전국의 거래 건수와 비교하면 수요에 못 미치는 공급이 샌프란시스코의 집값 상승과 연관이 있음을 뒷받침한다.

코어로직의 앤드루 러페이지 리서치분석가도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주택 거래는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 창출이나 낮은 모기지 금리 등이 건강한 주택 수요를 만들고 있지만 크레딧과 공급 부족이 거래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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