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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과테말라 오지 의료봉사 현장을 가다

"빛 봤다" 70명 감격의 눈물
비전케어팀 주축 개안수술
주민 "당신들은 진정한 천사"

지난 22일 오전 7시30분 과테말라 수도에서 동쪽으로 5시간 정도 떨어진 해발 2500미터의 고지대 케찰테낭고 지역의 한 허름한 마켓 창고 앞. 한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의료진이 찾아왔다는 소문을 들은 지역 주민들과 인근 한인 선교사들이 데려온 환자들까지 수십 명이 입구 앞에 모여 있었다. 이곳을 찾은 이들은 국제실명단체 비전케어서비스(VCS·이사장 김동해) 아이캠프 자원봉사팀.

비전케어서비스 창립자이자 명동성모병원 원장인 김동해 이사장을 비롯해 김정한 원장(안과전문의), VCS와 명동성모병원 소속 간호사 2명이 한국에서 왔으며, 남가주의 캘빈 잉 원장(안과전문의),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린다 허·애니 한 검안사 2명이 미국에서 합류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과테말라시티에서 진행한 과테말라 아이캠프 1차에 이어 이번 2차 캠프에도 동행했다. 의료진 외에도 이번 과테말라 캠프를 후원한 남가주사랑의교회와 VCS 서부지부에서도 성인 및 학생 자원봉사자 19명이 참가해 부족한 손길을 도왔다.

의료진들은 고산지대라 층계를 오르내리기만 해도 숨이 가쁘고, 낙후된 수술실 장비와 불안정한 전력 사정으로 인한 잦은 정전으로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서 가져온 수술 장비와 발전기로 재빨리 위기에 대처했다.

이번 봉사기간동안 개안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한 환자는 70명. 이중에는 20대부터 앓던 당뇨로 양쪽 눈의 시력을 잃었던 로널드 라몬(37)도 포함돼 있다. 캠프 마지막 날 수술을 받고 한쪽 눈의 시력을 회복한 라몬은 과테말라 현지 의사들도 수술을 포기했던 케이스. 그만큼 어려웠기에 그의 수술이 끝난 뒤에는 수술방에 있던 모든 스태프들이 박수를 치고 기뻐했다. 라몬의 수술을 맡았던 김정한 의사는 "젊은 가장이 일도 그만두고 실업자로 살고 있다는 얘기에 가슴이 아팠다. 한쪽 시력이라도 회복시켜주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부 신분증이 없어 현지 병원에서 접수조차 거절당했던 고령의 마야 원주민 3명도 백내장을 고쳤다.

어릴 때 앓던 병으로 양쪽 시력을 잃은 14살 소년의 경우 이틀 간에 걸친 수술 끝에 앞을 볼 수 있게 됐다. 이 소년을 데려 온 부모와 가족들은 자원봉사자들을 껴안고 감격의 울음을 토해냈다.

백내장 환자 외에도 오랫동안 결막염을 앓고 있던 환자 5명도 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다양한 시력검사를 통해 안경을 지원받고 약물 치료를 받은 주민들도 600명에 달한다.

일주일간의 의료봉사를 마치고 철수하던 날, 백내장을 앓던 부모가 양쪽 눈의 시력을 모두 회복했다는 한 주민은 "당신들은 우리에게 천사다. 꼭 다시 돌아와달라"고 울먹였다.

11년 전 파키스탄을 시작으로 32개국에 무료 아이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김동해 이사장은 "한국이나 미국에는 의사들이 많지만 과테말라를 비롯한 제3국에는 경제적 이유나 부족한 의료시설로 시력을 잃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다"며 "특히 단것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나 치료시기를 놓쳐 시력을 잃은 환자들을 보면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213)281-2617

케찰테낭고(과테말라)=장연화 기자

☞국제실명구호재단 (사)비전케어는 지난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국적·인종·종교를 초월한 인술과 구호를 베풀고자 활동을 시작해 매년 20여 차례 이상 저개발국을 방문, 지금까지 32개국에서 145차례의 해외무료개안수술캠프를 진행했다. 그동안 9만 여명이 안과진료를 받고, 1만3000여명이 시력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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