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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LA중앙일보] 발행 2015/06/30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5/06/29 20:14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타종교인들이 불교인들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윤회'에 관한 것이다. 윤회란 각자의 업(業, 지은바)에 의해 6도(천도, 인도, 수라, 축생, 아귀, 지옥)로 끊임없이 생사를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죽어 개나 돼지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윤회를 생각할 때는 두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나는, 육신의 윤회보다 마음의 윤회(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생각해보자. 하루에도 우리 마음은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왔다 갔다 한다. 천상과 같이 편안할 때가 있고, 지옥과 같이 화가 들끓을 때도 있다. 마음 씀씀이가 사람다울 때도 있지만, 동물만도 못할 때도 허다하다.

또 하나는, 생과 사에 대한 시간적 개념이다. 부처님께서는 생과 사를,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것,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는 것, 잠이 들었다 깨는 것과 같다 하셨다. 생사가 둘이 아니고, 생멸이 원래 없는 것이다. 깨친 사람은 이를 변화로 알고 모르는 사람은 생사라 이를 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윤회란 사람이 한 생을 살 다 죽어서 새롭게 몸을 받아 사람, 혹은 동물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기보다는 각자가 지은 바에 의해 순간순간 변화하는 마음의 상태라 할 수 있겠다.

불가에서 사람이 죽은 후에 영이 악도에서 벗어나 선도에 들게 하기 위해 행하는 천도재는 인과와 내생의 존재를 인정하는 윤회를 전제로 한다.

천지에는 묘하게 서로 응하는 이치가 있다. 사람이 땅에 곡식을 심고 비료를 주면 땅도 무정한 것이고 곡식도 무정한 것이며 비료도 또한 무정한 것이지만, 생산에 차이를 내게 된다. 무정한 곡식도 그럴진대, 영적으로 가장 뛰어난 사람이 어찌 정성에 감응이 없겠는가. 돌아가신 영을 위하여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고, 그의 이름으로 기부도 하고, 법력을 갖춘 법사의 설법을 들으면,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고 기운과 기운이 서로 응하여, 바로 천도를 받을 수도 있고, 또는 전생에 많은 빚을 지고 갔을지라도 헌공금(獻貢金)을 잘 활용하여 영의 이름으로 공중 사업을 하여 주면 그 빚을 벗어 버리기도 하고 빚이 없는 사람은 무형한 가운데 복이 쌓이기도 하나니, 이 감응되는 이치를 다시 말하자면 전기와 전기가 서로 통하는 것과 같다. 물론 본인의 일생 지은바가 천도의 가장 큰 요건이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겠다.

많은 사람이 죽은 후에야 비로소 천도에 관심을 갖고 정성을 들이곤 하지만, 사실은 죽은 후에 다른 사람이 하는 천도보다 생전에 자기 스스로 하는 천도가 더 효과가 있다 하겠다. 평소에 자기 마음을 청정하고 바르게 길들여서, 우리의 눈, 귀, 코, 입, 몸, 마음이 각종 경계에 물들고 섞이지 아니할 정도에 이르면, 남을 천도하는 데에도 큰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생전에 이미 천도를 마쳤다 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이고,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 하셨다. 생전에 청정한 마음을 기르는 자신 천도를 통해 영생을 잘 나고 잘 죽을 수 있는 기본을 마련해 가자.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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