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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약점을 장점으로 만든 사람들

모니카 류 방사선과 암전문의

지난 주 LA에서 차세대 한인 여성들의 성공적인 커리어 개발을 위한 컨퍼런스(주제: Dare to Dream)가 열렸다. 정치, 법률, 의학, 비영리단체, 미학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사들이 초청됐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졸업을 앞둔 고교생부터 대학생, 대학원생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컨퍼런스의 연사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잠시 주저했다. 연단에 서서 말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강연 주제 자체가 나를 다시 돌아보게 했기 때문이다. 우선 '성공'이라는 말과 '리더십'이라는 말 앞에서 잠시 생각을 다듬어야 했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리더십이란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 것인가?

우선 성공에 대해 사전을 찾아 보았다. 위키피디아는 성공이란 '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 또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다른 사전은 '의도했던 바를 이루는 것, 뜻하는 바를 좋고 풍성히 이루는 것, 재정적인 부나 지위, 명예를 얻는 것'으로 표현했다.



그렇다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사회에 영향을 주는 과정이 리더십이라고 했다. 그 과정이란 한 사람이 사회에 영향을 주는 공동 과업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의 도움을 남에게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용어의 정의를 살피면서 나는 성공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보았다. 의사라는 목표를 이루고 살아 왔으므로 사전이 내린 정의와 그다지 차이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리더십의 문제는 다르다. 내가 알아왔던 리더십이란 어떤 임무를 갖고 그 임무가 잘 이루어지도록 앞장 서서 사람들을 인도해 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십은 사회에 영향을 주는 과정이라고 했는데 그점에서는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긴 세월에 걸쳐 주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위로가 되었다.

컨퍼런스 준비과정은 재미있었다. 이발사들과 함께 하던 직종에서 분리됐던 의학의 역사, 여자 의사 배출 등을 돌아보고 슬라이드 자료를 만들면서 기쁘게 준비했다. 내 나름대로 삽화도 그려서 넣었다. 미국과 한국의 최초 여의사와 그들이 했던 일들을 소개했고 세계유수의 여자 의과 대학 설립과정 등을 조명했다. 남성우월주의 세상이 그들의 길을 막았어도 초대 여의사들은 질병 치료뿐 아니라 빈곤문제, 저소득층 건강문제, 빈곤층 자녀교육 등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사회변화를 위해서 진정한 리더로 일했던 것을 알게 됐다.

미국 최초 여의사 엘리자베스 블랙웰과 유서 깊은 하버드 의과대학의 최초 여성 입학생 페 델 문도는 우리처럼 외국인이었다. 최초의 한국 여의사 에스터 박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가 사회에 기여한 일들은 많은 감동을 준다.

지금을 사는 한민족 차세대 여성들에게는 과거 여성들이 처했던 어려움과는 다른 도전들이 있다. 이것을 구태여 어려움이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다. 컨퍼런스에서 나는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완벽주의를 깨고 우선순위를 세워 살아가면서 질적으로 좋은 삶을 꾸려라/ 지식은 힘이고 노력은 기반이다/ 약점이라 보일 수 있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들에게는 장점이 된다/ 커뮤니티 서비스를 염두에 두라.' 이런 말들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갈 때 여성, 유색인종, 외국인이라는 요소들은 성공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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