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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동성결혼 합법화, 종교계 파장

"미국이 기독교 국가라고?"
진보진영 공세에 교계 흔들려
미 성공회도 동성커플 예식 OK

미국은 기독교 국가인가.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판결을 내리면서 이 질문에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 "더 이상 기독교 국가라고 부르기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보수논객 데니스 프레이거는 "동성결혼 합법화는 미국의 기독교 시대가 공식적으로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보수진영에서는 갈수록 눈물 흘릴 일이 많아질 것이며 진보진영에서는 갈수록 웃음꽃을 피우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보언론의 대표주자인 LA타임스는 오피니언면을 통해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공립학교의 성경공부.주기도문 암송을 금지시킨 첫 번째 대승 이후, 진보진영이 점차 세력을 키워 이번에 동성결혼까지 기어코 합법화 시켰다"고 평했다. 동시에 향후 진보진영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력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타냈다.



조나 골드버그 LA타임스 칼럼니스트는 "당초 진보진영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설득했을 때 '종교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동성결혼 합헌판결로 제대로 발동이 걸린 '진보 머신(liberal machine)'을 멈추게 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예견했다. 그는 "미국에서 진보진영이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으며 언론인.법조인.교육인 등 세상을 개혁할 수 있는 이들의 사상과 철학도 계속 진보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를 향한 진보진영의 공격은 전면전 수준이다.

타임지 최신호 그리고 뉴욕타임스는 지난 일요판(지난달 30일자) 오피니언을 통해 "동성결혼서 승리했다. 기독교 등 종교단체의 세금감면 혜택 폐지도 지금이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국가 차원에서 허용한 동성커플의 결혼 집례를 거부하는 종교는 국가적으로 혜택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진보세력의 공세에 교계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미국 성공회는 1일 동성 커플에 대한 결혼 예식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총회에서 동성커플의 결혼 예식을 허용하는 안이 평신도 대의원회의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또 동성 간의 결혼 예식을 고려해 결혼과 관련한 교회법에서 '남편' '아내'라는 용어 대신 '커플'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하는 등 특정 성에 관련한 용어들도 모두 삭제했다. 앞서 그리스도연합교회(UCC), 장로교 등도 이미 동성결혼 예식을 허용했다.

프레이거를 포함 찰스 크라웃해머, 앤 콜터 등 유명 보수논객들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기점으로 미국이 점진적으로 ▶무신론자들이 절대다수를 이루는 서유럽처럼 변모하고 ▶이로 인해 결혼과 출산이 급감할 것이며 ▶동성결혼 집례를 거부하는 기독교와 여타 종교를 탄압하고 외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도덕심이나 윤리의식보다는 자신의 기분을 더 중시하는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가 강한 텍사스.앨라배마.켄터키.루이지애나주 등 이른바 '바이블 벨트(Bible belt)'에서는 동성커플에게 혼인인증서 발급을 거부하는 등 끝까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대법원 판결에 맞서고 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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