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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주인공이 총 쏘니 휴대폰이 떨린다 … 손 안의 4D

화면 움직이고 소리 나는 '무빙툰'
컷 단위 잘라 공유 가능한 컷툰 등
모바일 이용자에 맞춰 웹툰 변화
모바일 시대 웹 콘텐트의 진화


호랑 작가의 웹툰 '옥수역 귀신'을 기억하시는지?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피 묻은 손이 철로에서 쓱 솟아올라 보는 이들을 소스라치게 했던 화제작이다. 단순히 평면 그림을 인터넷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플래시 기법을 도입해 움직이는 영상을 선보여 '무빙툰'의 선두주자가 됐다. 이후 '무빙툰'은 주로 움직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포 웹툰 쪽에서 많이 나왔다. 소리도 나고 이미지가 움직이는 '무빙툰'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중간 단계. 휴대전화 화면은 계속 스크롤 하는 데 한계가 있어 가급적 한 컷에 많은 내용이 담겨야 하고, 그러다 보니 효과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을 쓰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빙툰'을 필두로 최근 웹툰에서는 모바일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초면 읽을 수 있는 3컷짜리 웹툰, 모바일 화면이 만화 한 컷인 '컷툰' 등이다. 특수효과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한 '고고고-해골물의 비밀'은 악당에 맞서 원효대사가 남긴 해골물을 찾아다니는 치매 할아버지와 게임 폐인 아버지, 그리고 아들 3대의 가족 모험담이다(하일권 그림, 정은경 글). 모바일에서 구현되는 다양한 3차원 화면의 움직임과 진동 기능이, 역대 최고급 특수효과라는 평을 받고 있다. 스크롤을 내리면 진짜 달이 지거나 다리가 흔들리고, 불길이 주인공을 덮치는 느낌을 준다. 심지어 총을 쏘면 휴대전화에 진동이 울리는 효과도 있다(아직은 안드로이드 폰 네이버 앱에서만 적용된다). 네티즌들은 "휴대전화 진동에 소름 돋았다" "웹툰에 움짤이라니, 역시 웹통령 하일권 놀랍다" "완전 스마트한 최첨단 웹툰" 등의 반응을 올리고 있다.



 이번 '고고고'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해 공개한 특수효과 툴인 '웹툰 효과 에디터'를 사용해 완성된 첫 작품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 측은 웹툰 작가들이 별도의 플래시를 만들거나 프로그래밍 없이 다양한 영상.음향 효과를 연출할 수 있게 '효과 에디터'를 공개한다고 밝혔다(정식 연재 작가들에게만 적용된다).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IC(Company-In-Company) 대표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진행해 수요가 많은 기술부터 개발하게 됐다. 앞으로도 창작자들의 제작 환경 지원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자사의 정식 연재 웹툰 작가들에게 제공하는 웹툰 특수효과 편집기. 별도 프로그래밍 없이 다양한 시각.음향 효과가 가능하다. 모바일 화면을 터치하면 여러 방향으로 장면이 바뀌는 '스마트툰', 모바일 화면 하나가 만화 컷 하나인 '컷툰'도 등장했다. '스마트툰'은 PC의 화면 전개 방식인 위아래 스크롤 대신 사용자가 화면을 터치할 때마다 다음 화면이 사방에서 나타나거나 줌인, 줌아웃 된다. 박성용 작가의 SF 웹툰인 '스페이스 킹'은 70화에서 거대한 전투신을 손바닥만 한 모바일로 보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했다는 평을 받았다. "가장 스마트폰을 잘 이해하는 웹툰 작가"라는 평도 받았다. '컷툰'은 하나의 컷으로 구성된 모바일 화면이 좌우로 이어지는 슬라이드뷰 방식. 콘텐트를 좌우로 넘기며 빠르게 소비하는 모바일에 잘 어울린다. 강한 서사 중심보다는 에피소드 중심의 생활툰이나 개그툰이 다수를 차지하며, '컷공유' 기능을 통해 마음에 드는 부분을 컷 단위로 SNS에 공유할 수도 있다.

 초미니 웹툰도 등장했다. 배진수 작가의 '하루 3컷'은 하루 3컷의 연재물로, 3초면 볼 수 있는 웹툰을 표방한다. 3칸 만화에 20대 싱글남의 연애, 일, 인간관계에 대한 촌철살인 같은 묘사가 공감을 얻고 있다. 무적핑크 작가의 '조선왕조실톡'은 모바일 메신저 형식을 차용한 웹툰. 가령 '문종과 돌림병' 편을 보면 문종 1년 경기도.황해도에 돌림병이 발생했을 때의 실제 기록을 모티브로 해서 문종.박팽년.도승지.세종이 메신저 대화를 나눈다. 최근 '메르스' 사태를 비틀기도 한다.

 웹드라마에서도 모바일을 겨냥한 초단편이 등장했다. 러닝타임이 2~3분으로, 보통 5~10분, 혹은 20~30분짜리 여느 웹드라마에 비해 초미니.초압축 버전이다. 20대 싱글남의 일상을 소재로 해 지난 4일 총 8화의 시즌 1을 끝낸 '72초TV'가 대표적이다. 아이돌 중심 웹드라마에 비해 스타도 없고 인지도도 떨어졌지만 총 재생 수 240만 뷰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속사포 내레이션, 인포그래픽이나 메신저의 활용, 빠른 화면 진행이 속도감을 중시하는 모바일에 잘 맞았다는 평이다.

'72초TV'의 배포를 맡고 있는 트레저헌터의 박진우 이사는 "모바일 콘텐트는 게임.요리.먹방.뉴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2~3분 내외가 최적인 것으로 알려진다"며 "시즌 1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 2도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72초TV'는 웹드라마 형식이지만 그 안에서 요리, 인포그래픽 위주 정보와 뉴스 등 짧은 러닝타임에 맞는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드라마 외에 요리.뉴스.토크쇼.시사 등 모바일에 맞는 초미니 콘텐트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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