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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뜨고 탕 끓이는 로봇 셰프…2년 뒤엔 혼수품?

[LA중앙일보] 발행 2015/07/06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5/07/05 20:23

성큼 다가온 '스마트 주방'

이르면 2017년께 '로봇 셰프'가 주방 한쪽을 차지할 전망이다. 1.영국 몰리로보틱스가 만든 로봇 셰프는 고기를 썰고 굽는 것뿐 아니라 어지럽혀진 주방도 말끔히 치운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NASA)의 로봇 팔 기술이 더해지면서 전문가 수준의 요리를 수천 가지 만들 수 있다. 2.블라인더를 사용하고 3.주걱을 자유자재로 쓰면서 전문 요리사 수준의 2000여 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4.사람 손처럼 세밀한 동작까지 가능한(그래픽이미지)수준으로 개발중이다. [사진몰리로보틱스유튜브갭처]

이르면 2017년께 '로봇 셰프'가 주방 한쪽을 차지할 전망이다. 1.영국 몰리로보틱스가 만든 로봇 셰프는 고기를 썰고 굽는 것뿐 아니라 어지럽혀진 주방도 말끔히 치운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NASA)의 로봇 팔 기술이 더해지면서 전문가 수준의 요리를 수천 가지 만들 수 있다. 2.블라인더를 사용하고 3.주걱을 자유자재로 쓰면서 전문 요리사 수준의 2000여 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4.사람 손처럼 세밀한 동작까지 가능한(그래픽이미지)수준으로 개발중이다. [사진몰리로보틱스유튜브갭처]

영국 업체 "1700만원에 시판 계획"
조리도구 정위치 둬야하는 불편도

취향대로 칵테일 만들어주는 기계
재료 양, 넣을 시기 알려주는 냄비

부엌 기기 갈수록 첨단화·다양화
스마트 키친 시장 2020년 11조원대


"한잔 드릴까요?"

"마티니. 보드카 말고 진으로. 베르무트(vermouth)를 따지 말고 10초간 바라보며 저어서."

영화 '킹스맨'의 젠틀맨, 에그시(태론 에거튼)가 방탄 정장을 입고 적진 깊숙이 들어간다. 일전을 앞둔 그에게 다가온 웨이터. 에그시는 꽤 까다로운 방식으로 마티니를 주문한다. 마티니는 진에 베르무트라는 숙향이 나는 혼합주를 넣어 만드는데, 베르무트 없이 '독하게' 만들어 달란 것이다.

영화 흥행으로 '킹스맨 마티니'로 이름 붙여진 이 칵테일을 이젠 집에서 '젠틀맨'처럼 마실 수 있게 됐다. 전문 바텐더 역할을 하는 '스마트 칵테일 제조기' 덕이다. 소마바(Somabar)가 만든 이 칵테일 제조기는 429달러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칵테일을 선택하면 정확한 비율로 칵테일을 만들어낸다. 킹스맨 마티니뿐 아니라 보드카를 넣은 제임스 본드 마티니나 맨해튼, 데스 인 더 애프터눈 같은 다양한 칵테일도 만들어낸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칵테일을 주문해 먹을 수 있는 기계(맨 위)와 온도·습도를 재고 언제 어떤 재료를 넣어 양념할지 알려주는 스마트 냄비(가운데).  이탈리아 가구회사인톤첼리가 선보인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스마트 아일랜드 식탁(아래). 요리법까지 알려 주는 드롭의 스마트저울(오른쪽). [사진각업체]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칵테일을 주문해 먹을 수 있는 기계(맨 위)와 온도·습도를 재고 언제 어떤 재료를 넣어 양념할지 알려주는 스마트 냄비(가운데). 이탈리아 가구회사인톤첼리가 선보인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스마트 아일랜드 식탁(아래). 요리법까지 알려 주는 드롭의 스마트저울(오른쪽). [사진각업체]

주방기기들이 확 달라지고 있다. 칵테일을 척척 뽑아내는 기계부터 전문 요리사 수준의 음식을 집 부엌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로봇까지 등장하고 있다. 주방기기들의 변신은 기본적으로 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주방기기들이 등장할 수 있도록 한 가장 큰 원동력은 달라진 부엌의 위상이다.

LG경제연구원의 장재현 연구위원은 "집의 중심축이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넥스트마켓 조사에선 요리를 위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본다(58%)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넥스트마켓은 이른바 '스마트 키친'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부엌 시장이 2020년까지 10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부엌이 이처럼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기업들은 이 시장을 겨냥해 발 빠르게 이색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통신과 다양한 감지 센서를 장착한 주방기기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엮은 것들이다. 전통의 가전회사들은 물론이고 가구회사와 스타트업들까지도 이 행렬에 동참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로봇 셰프'다. 영국 런던에 있는 몰리로보틱스는 최근 중국에서 열린 CES 행사에서 세계 최초의 로봇 셰프를 공개했다. 로보틱 키친(Robotic Kitchen)으로 명명한 이 로봇 셰프는 양팔로 행사장에서 음식 만들기를 시연했다. 채소를 다듬는 것은 물론 ▶생선회를 얇게 저미고 ▶고기를 굽고 ▶손에 국자를 쥐고 국물 요리까지 해내는 로봇 셰프에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다. 자연스러운 손놀림 때문이었다. 몰리로보틱스는 이 로봇 셰프의 비밀을 '모션 캡처'로 설명했다. 실제 셰프들의 손놀림을 영상으로 찍어 이를 그대로 로봇이 따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했다는 것이다. 로봇 셰프의 쓸모는 요리뿐 아니다. 조리 뒤 지저분해진 주방을 정리해 주는 일도 알아서 해준다. 음식 접시를 치우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고, 개수대를 치우는 일을 해준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조리법을 선택해 퇴근 시간을 정해주면 로봇 셰프가 알아서 음식을 마련해 주지만 단점도 있다. 식기가 제자리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몰리로보틱스는 이 로봇 셰프를 1만 파운드(약 1만 6000달러)에 2017년부터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소셜 펀딩 사이트인 인디고고에서 자금을 모집했던 '스마티 팬즈'도 있다. 일반 냄비 모양의 이 제품의 강점은 초보도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요리에 있다. 내부에 센서를 장착해 온도와 습도, 무게를 자동으로 파악해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요리를 선택하면 조리법은 물론 냄비에 재료를 넣을 때마다 필요한 양을 표시해 준다. 어떤 양념을 언제 넣어야 하는지 알려줘 요리 실패 가능성을 줄여주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스타트업인 '드롭'이 내놓은 스마트 저울도 쉬운 요리를 돕는다. 빵 굽기에 도전하는 도전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밀가루의 양을 얼마나 해야 할지, 소금과 설탕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 지인데 이런 초보자들에겐 적합한 제품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먼저 태블릿으로 원하는 요리를 선택한다. 가령 원하는 크루아상을 굽고 싶다면 먼저 태블릿으로 크루아상을 선택한 뒤 알려주는 요리법대로 재료를 저울에 담으면 된다.

구글 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오렌지 셰프는 여러 주방기기와 연결된 연동형 저울 '프렙 패드'(149달러)를 선보였다. 온도를 알아채는 주걱 '서모스패튤라'도 있다. 생긴 건 여느 부엌의 주걱과 똑같지만 손잡이 부분에 온도를 보여주는 작은 디스플레이가 딸려 있다.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를 내장해 영하 20도에서 240도의 고온까지 측정할 수 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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