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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Biz맨…'1억달러 매출' DMT 미국법인 김도균 법인장

"입찰서 받는 데만 4년 넘게 걸렸죠"

디지털 방송 수신용
셋톱박스로 미주 진출
3년간 매출 '0' 고민
케이블 원 낙찰로 활로
코트라 후원 BI건물의
전설 같은 기업으로 남아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토런스의 비즈니스 인큐베이터(Business Incubator. 이하 BI)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이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코트라 LA무역관이 후원해 한국 중소기업의 미국시장 연착륙을 돕는 곳이다. 그런데 20여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BI에는 '3년 룰'이 있다. 첫 입주 후 3년이 지나면 다른 후발 기업을 위해 실적이 있든 없든 '방을 빼야 한다'.

그런 BI 입주기업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업체가 있다. 디지털 방송 수신기 생산업체 DMT 미국법인으로 BI를 거쳐 지금은 세리토스에 번듯한 사무실과 창고 건물까지 갖추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1월 BI에 입주해 미국시장을 노크한 후로 최근 칵스사와의 계약까지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려 BI에서는 전설같은 기업이다.

하지만 DMT의 김도균 법인장은 "첫 수출계약을 하기 전까지는 정말 모든 것이 너무도 힘들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도대체 바이어들이 만나주지를 않았어요. DMT가 한국에서는 코스닥에도 상장된 기업이지만 미국에서는 무명이었으니 당연했죠. 주요 박람회에 작은 부스를 마련하고 꾸준히 쫓아다니며 바이어와의 접촉을 늘렸지만 입찰서 하나 받기도 힘들었어요."

DMT가 생산하는 디지털 방송 수신기는 위성TV나 케이블TV에 쓰이는 셋톱박스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거나 주문형 영상물(VOD)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미국시장에서 위성TV쪽은 디렉TV와 디시네트워크가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 DMT는 처음부터 케이블업체를 타겟으로 접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컴캐스트, 타임워너, 칵스, 차터, 케이블비전 등도 이미 기존 거래업체들이 있는 만큼 특별한 이유나 메리트가 확실하지 않다면 굳이 제품을 교체할 이유는 없었다.

결국 DMT는 BI 입주 후 3년이 다되도록 단 한 푼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

"다들 입찰도 못했다고 하니까 의아해 하는데, 사실이 그랬어요. 입찰서를 내면 뭐합니까, 읽어 보지도 않을 테니 말이죠."

그러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갔고, BI 입주 기간도 다 끝나가고 있었다. 김 법인장은 "법인장으로 있으면서 한국 본사에 단 한 푼도 보낼 수 없었으니 정말 힘들었다. 그만 접어야 하나 싶기도 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차에 DMT에도 기회가 왔다. 박람회에서 안면을 익힌 케이블 원의 한 바이어가 '입찰서를 줄 테니 한 번 응모해 보라'고 했던 것. "입찰서 하나 받는데 4년이 넘게 걸린 셈이었요."

케이블 원은 미국 케이블업계 순위 10권 정도였지만 2010년 3월 당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마침 업계 선두업체들이 사용하는 것과 다른 제품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힘겹게 입찰서를 받아 쥔 김 법인장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1차 낙찰을 받는 데까지 성공했다.

케이블 원에서의 1차 낙찰로 가능성을 잡은 김 사장은 마침 컴캐스트에서도 입찰공고가 나자, 에볼루션이라는 기존업체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시장을 노크했다. 컴캐스트 입찰 때는 케이블 원에서의 낙찰이 도움이 됐다.

"어느 한쪽을 뚫고 나니까 그게 서로 서로에게 경력이고 신뢰가 되더라고요. 소비자들이 이사할 때마다 셋톱박스를 그대로 가져가는 일이 많았는데, 저희 제품은 벽에 부착할 수 있게 만든 것도 크게 어필했고요."컴캐스트와의 계약 때는 5000만 달러 이상의 엄청난 입찰 보험료를 요구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BI와 무역보험공사에서 보증을 서주기로 해 무난히 난관을 헤쳐 나올 수 있었다는 게 김 법인장의 말이다.

김 법인장은 "IT기업들이 미국시장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다. 기술 경쟁도 심하고 무엇보다 꾸준한 접촉이 필요하다. 한국 중소기업들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네트워크를 넓혀 나가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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