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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랑이라 부르고, 나는 폭력이라 부른다"

무섭게 느는 '데이트 폭력'

올림픽서, 한인 신고 줄이어
분노조절 못해 극한상황도
경찰 "더 강력한 처벌 강구"


LA한인타운에 사는 장모(28.여)씨는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밤 급히 짐을 쌌다. 술에 취해 단단히 화가난 전 남자 친구의 전화를 받고서다. 전 남자 친구 이모(31)씨는 장씨에게 "왜 연락을 받지 않느냐"며 "집에 있어라. 도망가면 죽이겠다"고 윽박질렀다. 장씨는 급히 가까스로 피신했다. 전 남자친구 이씨는 다음날 새벽까지 장씨가 두고 간 차량을 파손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 LA경찰국(LAPD)에 체포됐다. 장씨는 "매일 두렵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최근 남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사귀기 시작한 지 일주일만에 남자 친구 박모씨가 성관계를 요구한 게 이유가 됐다. 김씨는 결국 지난달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가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경찰에 "거절하면 욕을 하고, 물건을 집어던졌다. 성노예가 된 기분이었다"고 진술했다.

데이트 폭력(Dating Abuse)에 시달린 한인 여성들의 사례다. 데이트 폭력이란 미혼의 연인 사이에서, 한 명이 폭력을 이용해 다른 한 명을 통제하려는 위협적인 행동을 말한다. 데이트 폭력은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감정적/언어적, 성적, 신체적, 행동제약적 폭력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폭력이다.



<표 참조>

올림픽경찰서 폭행수사과에 따르면 한인 데이트 폭력 피해자 신고는 매일 최소 1건에서 많게는 3건씩 접수되고 있다. LAPD는 데이트 폭력을 가정 폭력(Domestic Violence)으로 분류하는데, 지난달 집계된 가정 폭력 발생 수는 총 67건이었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30여 건이 한인이 연루된 데이트 폭력이었다. 한 수사관은 "대부분 남성이 가해자다. 여성이 폭력을 가한 경우는 5분의1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국가정폭력대응연합(NCADV)에 따르면 LA거주 미혼 남녀 중 33%가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범죄로 이어진 사례도 많다. LA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LA카운티에서 애인이나 전 애인 등에 의한 살인 사건은 50여 건이 넘는다.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한 사례는 8000건 이상이다. 최근 3년 동안에는 전 애인과 함께 찍은 포르노와 사진 등을 인터넷에 게시해 복수하려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리카도 산티아고 공보관은 "분노가 원인이되다 보니 강력 범죄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신고된 사례 외에도 더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며 "더 강력한 처벌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CADV의 리타 부티 상담사는 "가해자들은 상대에 대한 강한 집착과 성적 욕구를 사랑이라고 믿는다. 폭력은 특히 이별할 때 발생한다. 상대가 원하는 대로하지 않으면 자해를 하겠다는 등의 말로 겁을 준다. 피해자의 40%는 데이트 폭력을 당한 이후에도 상대방의 설득이나 강요 때문에 만남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데이트 폭력은 질투심과 소유욕이 강한 사람, 분노 조절이 어려운 사람, 연애에 여러 번 실패한 사람, 학대를 당했거나 부모간 폭력을 목격한 사람 등이 일으킨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분노 조절을 못 하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NCADV는 데이트 폭력을 당했을 경우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상의하라 ▶가해자와 단둘이 만나는 일을 삼가라 ▶피해 내용을 날짜, 시간과 함께 기록하라 등을 조언했다.

▶데이트 폭력 피해 상담: 세이프 LA 1-800-978-3600(한국어 상담 가능)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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