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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기독교] 동성결혼, 누구도 교회를 변호하지 않았다

김병학목사/ 주님의교회

지난 6월 26일 미국 대법원에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에 대한 기독교의 반응과 대응을 보면서 문득 약 90년 전의 한 내용이 떠올랐다.

1925년 7월 21일, 테네시 주에서 있었던 '스콥스 재판(Scopes trial)'으로 유명한 내용이다. 진화의 내용을 학교에서 가르친 존 스콥스에 대한 판결로 벌금형이 내려졌다. 이 재판으로 인하여 학교에서 가르치는 진화론 교육을 금지한 것에 위헌 내용이 있다는 것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하여 교육자들이 아닌 과학자들이 교과서를 집필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과학적 근거에 의해 진화론을 생물학의 근간이 되는 핵심 이론으로 강조되게 되었다.

그런데 이후 '에드워드-아귈라드 재판'이 1986년부터 1987년까지 진행되었는데, 이때 미국연방 대법원에서 창조설은 과학 이론이 아님을 결정했다. 이 판례로 미국의 공립학교에서 창조설을 가르치는 것이 금지됐다. 당시 진화론자들은 의견서에서 과학자들은 과학과 과학적 방법을 정의하고, 시험 불가능하며 초자연적인 설명이 과학에 속하지 않음을 설명했다. 그리고 창조설은 이러한 과학적 탐구 및 방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하였다. 그런데 창조론자들은 그 의견서를 무시하고 오히려 그들을 인신공격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재판에서 지고 만다.



이번 대법원 결정에 대한 지금의 기독교계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에서 '동성애가 죄'라고 했던 부분만 내세우며 동성애자들은 물론 동성결혼 지지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이미 지옥에 간 것처럼 단정을 지어 버린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은 변하였는데 기독교의 문제 해결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성결혼 지지자들은 오래 준비해 왔다. 어떻게 접근할지, 무슨 말을 할지, 어떻게 반응을 보일지를 매우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그들의 비신앙적인 부분, 성적 결합으로 인한 피해 등은 철저히 언급하지 않고 '성소수자' '인권' 등의 단어로 사회를 설득했다. 그 결과 미국 내 동성애자들은 기독교인보다 훨씬 적은데도 이길 수 있었다.

이제 기독교는 진리를 지키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교회들이 기금을 마련하고 학자들과 연구소를 후원해야 한다. 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이론들을 계발하고 법원에서 밀리지 않을 자료들을 준비하여야 한다. 창조와 가정을 세상에 빼앗긴 교회로서 이제 무엇을 더 빼앗길지 모를 일이다.

대법원의 결정은 그동안 교회가 세상에 무엇을 보여주고 어떻게 세상을 대하였는가를 드러낸 사건이다. 누구도 교회를 변호하지 않았다. 이젠 세상 속의 기독교인과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기독교 역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신학적인 논리를 통해 오늘날의 교리가 세워지고 성경을 지켜왔다. 그러므로 이번은 오히려 좋은 기회다. 분노만 하지 말고 소통하자.

kim04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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