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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결혼' 꺼냈다가…얼굴 붉히는 한인 많다

부모·자녀간 말이 안통해
서로 거리 두며 대화 기피
동료간 만남 거부하기도

요즘 화제는 단연 동성결혼 합법화다. 많은 사람이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찬반 논리를 펼친다.

세대가 다른 부모와 자녀 간 충돌은 예상됐었다. 여기서 나아가 생각이 다른 친구나 직장 동료 사이에서도 미묘한 갈등이 생겨난다. 심하면 싸우거나 서먹해진다. 같은 종교인이지만 나이에 따라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젊은 교인은 이해하는 쪽, 중장년 이상 교인은 죄라며 개탄하고 있다.

#. 아빠와 아들: 제임스 김(48)씨는 최근 16살 아들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마냥 어린 줄로만 알았는데 아들과 대화하던 중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의 대화 주제는 동성결혼. 김씨도, 아들도 보수적으로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다. 10대다운 이야기를 할 줄 알았더니, 얼마 전 찰스턴 흑인교회에서의 인종차별적 총기난사 사건부터 꺼내는 것이다. 아들은 사건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교회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며 흑인들의 동참을 이끌어냈고 이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전조였다고 주장하며 이상한 음모론을 펼쳤다. 선뜻 이해가 안 갔지만, 김씨는 "아들이 정상이고, 부자가 한마음이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 엄마와 딸: 제이미(19)는 요즘 엄마와의 대화를 피한다. 저녁식사 도중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슈가 됐고 "동성애자의 아픔을 이해한다, 결혼 합법화를 전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judge)하고 허락할지 말지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이후 엄마는 틈만 나면 제이미를 붙잡고 "동성애는 절대 안 된다. 동성애자는 피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한다. "아, 엄마랑은 대화가 안 된다."



#.직장 동료: 30대 리처드 박씨는 동성결혼 문제로 회사 내 친한 형과 사이가 틀어졌다.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고 생각이나 윤리관 등이 비슷한 형이다. 무엇보다 진보적 성향이 있어 찬성하진 않아도 이렇게까지 반대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동성결혼 문제에 있어서는 강경했다. 동성애자를 증오하고 결혼 합법화에는 분노했다. 인권과 종교로 이야기가 번졌고 격론이 이어지다 결국엔 그 형과 서먹해졌다. 매일 하던 문자메시지도 끊겼다. "이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과 수많은 시간을 보냈단 말인가. 그동안 만남과 대화는 소통이 아니었구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는 "민감한 문제다. 무조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야 충돌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특히 부도-자녀간에는 자칫 대화 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듣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원한 법률 전문가는 "이번 대법원 결정은 성적 취향보다는 인권 문제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이미 합법화 판결이 나왔는데 현실을 부정하기보다는 인권, 다름의 인정이라는 시각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거부감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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