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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너마저…소고기값 고공행진 계속된다

캐나다도 극심한 가뭄에 사육두수 22년래 최저로 뚝
텍사스 가뭄 해갈 됐어도 최소 1년은 공급회복 안 돼

텍사스 주에 폭우가 내리며 가뭄이 해갈돼 가격 안정이 기대됐던 소고기 가격이 캐나다 가뭄 변수로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7위 소고기 수출국인 캐나다산 소고기를 수입해 가격안정 효과를 꾀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연방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고기값은 1년 전보다 12.3% 올랐다. 소고기값은 지난 3년간 30% 상승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24%나 폭등했다.

CNBC는 최근 캐나다의 가뭄 악화가 미국의 소고기 가격에 새로운 악재로 등장했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캐나다의 소 사육두수는 목축지역의 가뭄으로 올해 2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소 가공업체 가동률도 7년래 가장 낮은 74%로 떨어졌다. 소비자 가격은 1995년 이후 최고가로 급등해 간 소고기(ground beef) 2.2파운드는 지난 2년 동안 33%가 올라 12.84캐나다달러를 기록했다. 설로인 스테이크는 같은 기간 44%가 오른 24.22캐나다달러로 솟구쳤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2월만 해도 올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사육두수가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가뭄으로 목초지역이 타격을 입고 목초가격이 오르자 축산농가들이 사육두수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미국 수출분도 함께 줄고 있다.



캐나다 축산농가는 지난 10년간 광우병과 홍수, 노동력 부족에 시달렸고 이번에는 가뭄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축산지역인 앨버타주 농부무의 찰리 피어슨 시장분석관은 소고기 공급부족 사태가 해결되기까지 4~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나다산 수입으로 소고기 가격 급등을 진정시킬 가능성은 적어도 앞으로 4~6년은 크게 낮아졌다.

캐나다는 소고기 생산량의 3분 1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기 때문에 미국 시장의 가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왔다. 캐나다 정부가 지난 3월 5일 발표한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1일 현재 사육두수는 1190만 두로 199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이후 앨버타 주 동부지역과 서스캐처원 주 서부지역 강우량은 예년보다 40% 감소했다. 일부지역의 경우 강우량이 예년의 40%선에 불과하다. 상황이 사상 최악으로 치달으며 비가 가장 많은 5월에도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이제는 목초지의 자연발화를 우려할 정도다. 6월 5일 현재 앨버타 주에서는 39건의 목초지 화재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2건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미국 축산농가도 사육두수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이유는 물론 가뭄이다. 목초생산 감소로 2012년 사료값이 급등했고 한때 사육두수가 1951년 이후 최저치인 8770만 두로 떨어졌다.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생산량마저 가뭄으로 1.3%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사육두수 감소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7년 연속 하락하던 사육두수 하락은 지난해 8980마리로 1%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농무부는 올해 소고기 생산량이 하락세를 멈추고 내년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또 텍사스 주의 5월 강우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목장주들이 사육두수를 늘리는 것도 좋은 징조로 제시됐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우선 목축지역의 가뭄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사육두수가 다시 감소할 수 있다. 텍사스 주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경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2010년 1월에 50년래 최악이라는 가뭄이 해갈됐지만 9개월 뒤 다시 가뭄으로 빠져든 것을 예로 들며 이번에도 가뭄이 끝났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는 가뭄이 해갈됐다 해도 최소 1년 이상 소고기 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육두수를 늘리는 데 몇 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소는 임신기간이 283일인데다 한 번에 새끼를 1, 2마리 밖에 낳지 않기 때문에 돼지나 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육두수 회복이 느리다.

미국의 1인당 소고기 평균 소비량은 270파운드로 룩셈브루크에 이어 세계 2위다. 가계소득은 늘지 않는 상태에서 소비량이 많은 소고기 값 상승으로 인한 식료품값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소고기 소비는 건강에 대한 관심을 타고 지난 30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이것이 금융위기 이후 소득 정체와 가격 상승과 맞물리며 더 줄고 있다.

소고기값 상승은 상대적으로 싼 간 소고기 수요를 늘리며 가격이 사상 최고로 급등했다. 금융위기 이후 간 소고기 값은 2배가 뛰었다. 2009년 초 파운드당 2달러에 미치지 못 했던 간 소고기 값은 지난해 2월 3.55달러를 지나 올해 2월에는 4.23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비싼 스테이크 대신 간 소고기를 먹는 것이다. 간 소고기는 전체 소고기 제품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3월에서 2015년 3월까지 간 소고기 가격은 87.5%가 올랐고 스테이크용 고기는 45%가 올랐다. 상승폭으로는 간 소고기가 스테이크를 제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스테이크는 마세라티, 햄거버는 새로운 스테이크"라는 말이 돌고 있다.

농무부는 지난달 29일 2001년 이후 수입을 금지했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소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아르헨티나 소고기는 2001년 구제역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됐지만 2007년 구제역 청정국가가 된 이후에도 수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구제역 퇴치 이후에도 8년간 묶였던 것을 이번에 수입을 허용됐다. 소고기 가격 안정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두 나라의 소고기가 언제 미국으로 수입될 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식품안전 규정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안유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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