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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이민 막말하며 "히스패닉 표는 내 것"

공사 현장서 "멕시칸 노동자들은 나를 사랑해"
불체자 살인 사건 후 보수계 "그가 맞다" 주장

불법이민자는 극악한 범죄자들이라며 이들이 미국을 쓰레기 하치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막말을 했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반이민 대선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각종 반이민 발언에도 불구하고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히스패닉 유권자 표 획득에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갑자기 '친이민'=트럼프는 8일 N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하며 자신이 투자하는 워싱턴DC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이곳에서 많은 합법이민자들이 나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며 "다수가 멕시코 출신이고 그들은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내년에 공화당 후보로 지명이 된다면 히스패닉 득표에서 내가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최근 워싱턴포스토 보도에 따르면 이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건설 노동자들은 다수가 멕시코 국경을 불법으로 넘었고 일부는 현재도 불법체류 신분이다.

◆편드는 보수 논객들=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러번 추방을 당했던 멕시칸 불법체류자가 살인을 저지르자 보수 논객들이 "트럼프가 옳다"며 반이민 공세에 합류했다. 범인인 후안 산체스는 중범죄 혐의로 7차례나 기소됐고 멕시코로 5번이나 추방됐었다. 폭스뉴스 출신 보수 논객 빌 오라일리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가 강간범이고 마약범죄자라는 트럼프의 발언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어이없는 논평을 했다. 이에 CNN 방송 등은 이민자들의 범죄율이 미국 태생보다 훨씬 낮으며 불법이민자가 급증한 지난 10여 년간 미국의 범죄 사건은 오히려 줄었다는 통계 등을 제시하며 트럼프와 보수 논객들의 궤변을 지적했다. 마치 한 명의 불체자나 이민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이민자 집단 전체를 범죄자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인종.민족.출신국에 근거한 편견과 차별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양심=반면 트럼프의 반이민 공세에 맞서는 미국의 양심도 만만치 않다. 미스USA와 미스유니버스 방송을 중단한 NBC와 유니비전에 이어 여러 사업체와 단체들이 트럼프와의 사업 관계를 끊기 시작했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에 이어 캘빈클라인과 토미힐피거로 유명한 의류회사 PVH는 트럼프 남성복과의 계약을 끝내기로 했다. 미 최대 매트리스 제조업체인 썰타 고급 미용제품 제조업체 파룩시스템 등도 트럼프와의 관계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의 주요 활동무대인 뉴욕시의 빌 드블라지오 시장도 "트럼프와의 계약을 제검토할 것"이라며 "그의 발언은 우리 도시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현재 2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브롱스에 골프코스를 짓는 등 다수의 뉴욕시 부동산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골프광인 트럼프는 골프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상황은 다르다. 미프로골프협회(PGA)는 오는 10월 트럼프가 소유한 LA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 장소를 옮긴다고 발표했다. PGA와 미여성프로골프협회(LPGA) 등 4개 주요 골프단체들이 그를 규탄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미인대회=트럼프의 막말로 미스USA 대회에 참가하는 여성들이 가장 딱한 처지에 놓였다. NBC와 유니비전이 중계를 거부한 데 이어 대회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었던 가수들과 심사위원들까지도 참가 거부에 나섰다. 하지만 대회 참가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를 해온 각 주의 미인대회 우승자들은 비록 트럼프의 발언은 잘못이지만 대회가 제대로 열려주길 희망하고 있다. 알바니아에서 5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미스 매사추세츠주 폴릭세니 만스하리는 "대회에서 꿈을 이뤄 모든 이민자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일깨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인대회 참가자들은 이미 리허설도 마치는 등 9일 대회를 준비해왔다. 대회는 7000만 가구에 채널을 공급하는 독립 케이블방송사 릴즈 채널에서 방영하지만 시청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기자

kim.jongh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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