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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불편함으로 승부하는 색다른 '영화 실험'

더 스탠포드 프리즌 엑스페리먼트 (The Stanford Prison Experiment)
감독: 카일 패트릭 알바레즈
출연: 빌리 크러덥, 올리비아 설비, 에즈라 밀러, 이기홍 등
장르: 드라마, 스릴러
등급: R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험 중 하나로 기억되는 스탠포드 대학 심리학과의 감옥실험을 다룬 영화 '더 스탠포드 프리즌 엑스페리먼트(The Stanford Prison Experiment)'가 오늘(17일)부터 북미 주요도시에서 상영된다. 스탠포드대 감옥 실험은 1971년 공지를 보고 자원한 학생들을 간수와 죄수로 역할을 나눠 학내에 감옥처럼 꾸민 공간에서 지내게 한 후 이에 따른 행동변화를 관찰하려 했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프로젝트다. 당초 2주로 예정돼 있던 실험은 학생들이 각자의 역할에 과도하게 몰입해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 증상을 드러내고 폭력적 행동 양상을 보이자, 6일만에 종료된 바 있다.

영화 '더 스탠포드 프리즌 엑스페리먼트'는 필립 짐바르도 교수(빌리 크러덥)와 조교들이 실험에 자원한 학생들의 면접을 진행하는 것부터 보여준다. 대부분이 실험 참가비를 벌기 위해 큰 고민 없이 참가한 대학생들이다. 처음 죄수복과 간수복을 나눠 입고 실험 공간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서로 킥킥대거나 머뭇거리며 어쩔줄 몰라 하던 학생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짐바르도 교수와 조교들은 미리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돌아가며 이를 세심히 관찰한다.

관객 역시 그들과 같은 시선으로 학생들의 변화를 바라보게 되는데, 영화 속 인물들간 팽팽한 긴장의 밀도가 화면 밖으로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보는 이의 숨통을 옥죈다. 짙은 색 선글라스 뒤로 눈빛을 감춘 채 조금씩 광기에 사로잡혀 가학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 간수 학생을 보는 것은 높은 강도의 공포와 압박감을 경험하는 일이다. 반면, 무기력하게 순응하거나, 심각한 스트레스로 통제력을 잃거나, 똑같이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죄수 역할에 젖어가는 학생들을 보면서는 그들의 분노와 불안감을 실시간으로 함께 체험하게 된다. 실험 성공에 대한 욕심으로 독선적으로 변해가는 짐바르도 교수의 캐릭터 역시 관객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더 스탠포드 프리즌 엑스페리먼트'가 가진 진짜 매력이다. 지극히 건조하고 사실적이지만, 그 안에서 충분히 다양하고 색다른 감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이 작품만의 독특한 색채는 분명 영화란 장르가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을 건드린 성취다.

'메이즈 러너'로 스타덤에 오른 한인 배우 이기홍이 죄수 역 학생 중 한 명으로 출연한다. 비중이 큰 역은 아니지만 에즈라 밀러, 타이 셰리던, 토마스 만 등 할리우드의 유망주들과 멋진 앙상블을 이루는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이경민 기자

lee.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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