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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미 대선 레이스의 흥미로운 변화

안유회/선임기자

2016년 대통령선거 레이스에 첫번째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후보가,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예상에 없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바람을 일으킨 후보는 문제적 인물 트럼프다. 그는 지난달 16일 "멕시코 정부가 강간범과 마약 운반책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는 폭탄 발언을 던졌다. 이 발언으로 트럼프는 초반이지만 단숨에 당내 후보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멕시코 출신 서류미비자를 범죄자로 단정하는 그의 발언은 국내외의 거센 반발과 비난을 자초했지만 그는 태연하다. 비난이 클수록 인기가 올라갔다. 미시건대학의 마이클 트로갓 정치학 교수의 말처럼 15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공화당에서 상대적으로 이름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의미를 부여한다. 15일 나온 워싱턴포스트.ABC 공동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우호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는 57% 대 40%였다. 5월엔 우호적 평가 16%, 부정적 평가 65%였다. 지지율 1위보다 우호적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샌더스는 민주당 내에서 경제개혁 이슈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엔 힐러리 클린턴 대세론도 있지만 견제 정서도 있다. 클린턴이 월가와 너무 가깝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철저한 대형은행 규제론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대망론이 있었다. 하지만 워런 의원은 불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다만 당내 워런 의원의 존재에 부담을 느낀 클린턴은 월가와 거리를 두는 제스처를 취하는 한편, 출마선언 때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임금이 너무 높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CEO들은 힐러리만큼 벌었으면 좋겠다고 부러워한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런 클린턴 앞에 이번엔 샌더스 상원의원이 나타났다. 미국 선거에서 가장 인기없는 게 사회주의자임에도 샌더스는 아무렇지 않게 '난 사회주의자'라고 말한다. 또 무소속임에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그가 인기다. 유세를 하면 1만 명 정도가 몰려든다. 클린턴보다 많다.

샌더스는 '미국 경제개혁 아젠다-12단계 전략'을 발표했다. 그가 내건 화두는 두 가지다. 선진국 가운데 최악인 소득 불평등 해소와 월스트리트 견제. 아젠다에는 아예 '월스트리트 접수'라는 표현도 있다. 대학 학비 무료,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세금인상, 노동조합 강화, 여성노동자의 임금 평등화 등 지금까지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 했던 이슈를 한꺼번에 12개나 던졌다.

그런 샌더스에 젊은층이 환호하고 있다. 학생들이 주축이 된 '샌더스를 위한 풀뿌리(GFS)'라는 단체는 최저임금 15달러 실현을 위해 7월 15일까지 15달러 이상을 기부하자며 모금에 나섰다. 24시간에 500명 확보가 목표였지만 2050명이 합세했다. 작은 기부자들이 모여 샌더스 후보의 선거자금은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허핑턴포스트는 17일 트럼프 기사는 정치뉴스가 아닌 연예뉴스로 다루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마라톤 경주에서 초반에 치고 나가는 주자처럼 경기의 분위기를 띄운 뒤 장렬하게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이민문제를 건드렸다. 샌더스는 경제 이슈를 던졌다. 클린턴은 워런을 의식했듯 샌더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민과 경제는 어찌보면 묶여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이민에 대한 태도는 더 보수적이 된다. 현재 트럼프는 더 오른쪽으로, 샌더스는 더 왼쪽으로 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인기다.

대통령선거에서는 첫 여성 대통령, 부부 대통령, 한 집안 세 대통령 같은 곁가지 이슈보다는 그래도 정책 충돌이 제격이다. 이제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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