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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껏 키워놨더니 나가겠다?

[LA중앙일보] 발행 2015/07/29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5/07/28 20:43

염승은/전략사업본부 차장

요즘 최저 임금 인상이 화두다. 주는 이는 덜 주고 싶고, 받는 이는 더 받고 싶은 게 돈의 생리이니 주는 자와 받는 자의 뻔하디 뻔한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이슈화 되는 건 당연하다.

얼마 전 운전 중에 듣던 라디오에서는 "최저 임금이 15달러가 되면 그보다 못한 임금을 받던 타 지역의 유능한 최저임금 종업원들이 LA같이 높은 임금이 가능한 곳으로 몰려 전반적인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한 전문가라는 사람의 의견까지 내놓았다. 흥미로운 주장이지만 딱히 그리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수년 전 참석한 한 콘퍼런스에서 강사로 나선 경영 컨설턴트가 했던 말이 있다. "임금은 직원의 의욕을 꺾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업무 능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지는 못한다."

업계 또는 지역 평균에 비춰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 열심히 일 할 생각이 없어지고 '받는 만큼만 일하자'는 생각이 들지만, 평균 이상을 받는다 해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이 생기는 건 잠시 뿐이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업계 평균 임금이 얼마인지를 알려주는 기사는 꽤 가독성이 높다.

한인사회를 돌아보면, 업계 평균에 가까운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 사업주나 전문직 종사자 같은 경우야 자기 하기 나름이니 다른 얘기. 한인 사업주가 운영하는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종업원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임금이 적다는 불평이 많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능력보다 못 받는다고 생각하면 더 준다는 곳으로 옮겨라"라고 대답한다. 자포자기 하고 하던 일 하라는 삐딱한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에서다.

개인적으로 자유 시장주의를 믿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각자가 그만큼의 돈을 받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면 시장에 나가 '나'라는 상품을 더 높은 가격에 사줄 사람을 찾으면 된다. 돈이 적더라도 회사 분위기나 직장 동료, 업종, 익히게 되는 업무의 종류 등 회사를 떠나기 싫게 만드는 요인이 있거나, 영어나 영주권 등 나가려야 나갈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그 역시 내 임금의 일부로 생각할 만하다. 어떤 이유에서건 능력에 비해 돈을 많이 받는 이들은 결국 끝이 좋지 않기 마련이다.

유능한 직원이 더 많은 돈을 준다는 곳으로 옮긴다고 사표를 내는 경우, 사업주들이 그 직원이 하는 업무의 양과 질의 가치를 따져 임금을 맞춰서 더 주고 잡거나, 그대로 보내주거나 하는 것도 이런 판단에 근거한 계산이다. 결국 경제 활동이란 건 수요와 공급에 따른 것이니 "기껏 키워놨더니 다 나간다"는 사업주들의 푸념은 직원들에게 "그간 싸게 잘 부려 먹었다"는 말로 들릴 뿐이다.

직원들이 딴 생각 품기 전에 잘 대우해 주는 것이 좋은 경영의 하나인 이유다. 제 아무리 오래 가까이 지냈어도, 고용주와 종업원의 관계는 돈 문제가 최우선시 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한인 경제가 더 발전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야 한다. 한인 기업들의 성장세를 따라 가지 못했던 은행들이 지난 5년여 사이 합병으로 몸집을 키워 기업들과 함께 또 한번의 도약을 이뤄내고 있듯이 말이다. 이들 은행은 더 커진 규모와 매출로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는 인재들도 과감히 쓰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회사의 질적, 양적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최저 임금을 둘러싼 지금의 논란 속에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며 자신의 성장과 회사의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아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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