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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독교의 '틀에 박힌' 동성결혼 반대

[LA중앙일보] 발행 2015/07/30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5/07/29 20:03

장열/문화특집부 기자·종교담당

자유는 분명 권리다. 평등에 기반한다.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한다.

다만, 규범이나 기준 없는 자유는 방종으로 변질된다. 그러한 권리는 남용될 수 있다.

동성결혼이 인정된 지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결혼을 두고 남녀간의 결합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이 무너져서다. 이는 단순히 결혼의 의미 변경에 국한되지 않는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자유와 권리의 영역을 확대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그 범주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번 판결은 연방대법원의 성급하고도 위험한 결정이었다.

동성결혼이 허용되자 자유와 권리의 논리는 자의적으로 남발되고 있다. 일부다처제를 결혼의 한 형태로 인정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고, 미성년자에 대한 사랑을 '성적 취향'으로 인정해달라는 소아성애자까지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이러다가 동물과의 결혼 또는 '수간(獸姦)'에 대한 주장까지 당위성을 얻게 될까봐 우려된다.

결혼의 의미 확대를 주장했던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다른 형태의 결혼은 어찌 생각할지 매우 궁금하다.

'프리웨이(freeway)'를 보자. 도로 명칭처럼 정말 누구나 마음대로 달릴 수 있는가. 도로에는 보이지 않는 기준이 있다. 진정한 자유는 운전자가 규정을 준수할 때 보장된다. 권리는 그 영역 안에서 유효하다. 최소한의 법규마저 사라진 프리웨이를 상상하는 건 끔찍하다.

사회는 기준이 필요하다. 자연 또는 생물학적으로 규정된 개념은 기준의 마지노선이다. 이마저 흔들리면 모든 개념과 정의는 불분명해진다.

지금은 보편적 통념마저 흔들리는 시대다. 한 예로 얼마 전 전국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레이철 돌리잘 지부장은 백인이지만 본인을 흑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인종 전환' 논란을 일으켰다. 자유와 권리만 있다면 뭐든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가.

물론 성적 소수자의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 성적 정체성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억압받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 그들을 무시하거나 차별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굳이 결혼의 의미와 정의까지 건드려야 했을까. 동성 커플에게 이성결혼이 받는 사회적 혜택을 부여하고, 혐오범죄 등을 방지하는 건 복지제도 수정이나 법적 제도 수립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했다.

모든 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결과다. 동성결혼 이슈가 대안 모색을 위한 발전적 논쟁보다는 종교적 신념과의 대립으로 고착되면서 감정의 반목만 커졌다. 특히 기독교는 신앙적 명분만 내세워 이를 앞장서서 반대해 왔다.

지금은 무작정 반대만 외칠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합리적인 반대와 함께 대안을 적극 제시해야 한다. 사회가 합법적으로 수용한 성적 소수자를 교회가 어떤 식으로 품을 것인지에 대한 태도 역시 고민해야 한다.

기독교가 동성결혼을 반대하려면 제대로 앞장서야 한다. 오늘날 시대는 이성결혼의 문제도 심각해서다. 이혼율은 급증하고 이성간의 성문화 역시 폐해가 만만치 않다.

동성결혼을 반대할 만큼 이성결혼이 중요하다면 그 가치를 삶에서 보여주고, 결혼에 담긴 의미를 되살리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시대적 현실상 지금은 그게 기독교의 가장 확실한 반대 논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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