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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 "죽어서 엄마아빠 볼까봐 눈물만 흘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 증언
"나는 시간 많이 안남아…한인 여러분이 미국에 알려달라"

"내 고향은 경북 상주군 화동면…. 그곳에서 17살 처녀였던 저는 일본군 순사에게 끌려갔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7) 할머니가 겪은 참상을 처음 접한 애틀랜타 한인 동포들의 가슴은 순간 먹먹해졌다. 강할머니는 2일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위안부체험 증언행사를 갖고 자신이 직접 겪은 참상을 담담하게 전달했다.

"1943년, 다른 여자들과 기차를 타고 머나 먼 중국의 길림성으로 보내졌지요. 그곳의 일본군 위안소에서 3년간 위안부로 생활했죠. 너무나 고통스러워 일본군에게 저항도 해보고, 눈물로 호소도 했지만 소용없어요. 일본 군인들은 '네가 말을 잘 들어야 엄마 아빠를 다시 볼 수 있다'고 말했지만, 저는 죽어서야 부모님을 다시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하염없이 울기만 했지요."

강할머니는 2차대전 종전 직후 일본군의 위안부 학살 사실도 증언했다. 전쟁이 끝나고 일본군이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일본 군인들은 위안부들을 불태워 죽이기도 했다. 운좋게 살아남은 강 할머니는 중국에 남아 생활하다가, 1990년대 귀국해 경기도 광주시 소재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여기 미국 애틀랜타 땅에서 교민들이 자유를 누리며 잘 살고 있다는 걸 보기만 해도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우리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어요. 여러분들께서 저같은 사람의 피해 사실을 미국에 널리 알려주세요."

강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위안부 소녀상 기념비 건립에 앞장서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위안부로 끌려가 겪은 피해를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방미한 강일출 할머니는 첫번째 일정으로 2일 애틀랜타 한인회관을 방문해 일제시절 군 위안부로 끌려가 겪었던 참상을 증언했다.

지난 1일 애틀랜타에 입국한 강 할머니는 나눔의 집 관계자와 함께 10박 12일간 미국 전역을 돌며 위안부 실태를 증언하고 있다. 강 할머니와 함께 동행한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일본은 UN등 국제기구들로부터 전쟁중 범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질타를 받고 있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미주 한인들이 주도한 위안부 소녀상 기념비 건립에는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애틀랜타와 뉴욕 교민사회가 위안부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영록 애틀랜타 한인회장도 화답했다. 그는 "강 할머니의 방문을 계기로 동포들과 힘을 합쳐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고자 한다"며 "위안부 소녀상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관이 있는 애틀랜타 중심가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나눔의 집 측은 이날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문 동화책 'Touch me not'을 동남부한국학교 협의회 측에 전달했다. 나눔의 집 애틀랜타 지부장에는 최현경씨가 임명됐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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