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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선사 중 최대 규모·…연 매출 5억5000만 달러

현장에서-롱비치항 한진해운 터미널을 가다

일자리 매년 1400개 창출…렌트비만 1억 달러 지출
11만여 톤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진 코리아' 하역엔
한 대 1000만 달러짜리 크레인 6~7대 일사불란한 작업


롱비치항 한진해운 터미널 쪽으로 가다 보면 반가운 표지판이 나온다. '한진 드라이브(Hanjin Dr.).'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로 들어서는 마지막 골목 이름이다.

롱비치시와 미국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한진해운의 이름 따서 명명한 길 이름이다. 가주에서 한국 기업 이름 딴 도로명으로는 처음이라는 게 한진 측 설명이다.

한진해운은 토털 터미널 인터내셔널(TTI)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롱비치항에 입주한 타국 선사 중 가장 큰 규모의 독립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만 5억5000만 달러가 넘는 TTI가 롱비치시에 내는 렌트비만 연간 1억 달러나 된다니 엄청나다. 한진 TTI의 '식구'는 140명 남짓.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 내는 일자리는 하역 인부에서부터 트럭운전사 통관 인력 등까지 그 10배인 1400명쯤 된다고 한다. 롱비치 시로서는 길 이름만 헌사할 게 아니라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TTI 초청으로 지난달 30일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마침 한진해운이 자랑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진 코리아'가 입항 하역작업이 한창이었다. 1TEU(가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일반적으로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컨테이너는 가로 4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무려 1만 개나 실을 수 있는 한진 코리아는 보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롱비치항에 입항하는 컨테이너선 중에서도 거의 최대 규모"라는 게 김규경 TTI 사장의 설명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모든 것이 크고 넓었다. 터미널에 정박한 한진 코리아는 길이가 349.7미터 폭 45.6미터나 됐다.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크레인의 높이는 지상에서부터 55.1미터 정도. 한진 코리아가 실어 온 컨테이너들은 6~7대의 초대형 크레인에 끌려 바로 옆 야적장으로 차곡차곡 내려졌다. 한진해운은 한 대에 무려 1000만 달러가 넘는 크레인을 14개나 보유하고 있다. 야적장에는 앞서 떠난 선박들이 내려놓은 컨테이너들이 끝도 없이 쌓여 있었다. 한진해운은 미주항로에 한진 코리아 외에도 5척의 컨테이너선을 운용하고 있다. 한진 터미널의 전체 면적은 380에이커 18홀 골프장을 5개나 합쳐 놓은 규모라니 대단하다.

11만3412톤 규모인 한진 코리아의 속 모습이 궁금했다. 정박한 배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은 딱 한가지. 갑판까지 걸친 좁고 가파른 63계단의 사다리를 올라야 했다. 배에 오르기 위해서는 야광 작업조끼와 안전모가 필수. 한진해운 직원도 배에 탈 때는 방문증을 반드시 목에 걸어야 할 만큼 보안이 철저하다.

한진 코리아에는 선장과 기관장 1~3등 항해사 조리장 등 한인이 12명 선원과 식당 보조 등을 하는 필리피노 8명 등 2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최장성 선장은 "갑판까지 5층 다시 위로 7층 높이 정도다. 컨테이너는 갑판 아래로 10단 위로 7~8단까지 쌓게 된다. 컨테이너는 웬만한 파도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철저히 고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허훈 1등 항해사는 "한진 코리아는 부산-광양-상해(중국)-미서부(시애틀 오클랜드 롱비치)를 거치는 PSX 항로로 이동하며 한번 출항하면 귀항까지 42일 정도 걸린다"고 소개했다.

GPS와 각종 통신장비가 있는 조타실에서 나와 눈 아래에 펼쳐지는 크레인 하역 작업을 지켜봤다. 그러고 보니 컨테이너 색깔이 조금씩 다른 게 눈에 들어왔다.

TTI의 최득선 차장은 "한진은 냉동식품을 실은 컨테이너는 흰색 일반은 파란색 컨테이너를 쓰며 이는 선사별 모임을 통해 국제적으로 결정하는 내용"이라고 알려줬다.

짧은 방문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차를 몰아 나오는 길은 다시 한진 로드. 태평양을 건너 온 한진 코리아가 다시 그 길을 통해 미주 대륙 곳곳으로 힘차게 뻗어 나가는 출발점이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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