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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지구촌, 폭염과의 전쟁

[LA중앙일보] 발행 2015/08/10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5/08/09 20:03

안 유 회/선임기자

전세계가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란의 반다르마샤르에서는 체감온도가 섭씨 73.9도(화씨 165도)까지 치솟았다. 2003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란에서 화씨 176도를 기록한 이후 최고 기온이다. 이라크의 수도인 바그다드는 섭씨 52도의 폭염이 몰아치자 4일 동안 강제 휴무를 결정했다. 바다가 없고 여행 제한 때문에 더위를 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조치에도 바그다드 시민들은 전기와 물 공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동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의 폭염도 만만치 않다. 낮 최고 섭씨 37도까지 올라간 대구에서는 대구와 아프리카를 조합한 '대프리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차 안에서 3분 만에 달걀이 익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북한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장 등의 근무시간을 오전 5시~오후 1시로 바꿨다.

올 해 초에는 엘니뇨 현상으로 서늘한 여름이 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도 있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뒤늦게 전세계적인 폭염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인도양 다이폴이다. 인도양의 열대 해역에서 동부의 수온이 낮아지고 서부의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 때문에 엘니뇨의 힘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분석도 모두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인간이 내뿜은 독소에 자연이 어떻게 반응할 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게 정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지역에나 공통된 원인은 온실효과다. 지구가 전반적으로 더워졌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달 16일 2014년 기후상태 보고서에서 지구의 표면 온도가 135년래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또 온난화가 심해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2%를 줄이겠다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기후변화와의 전쟁을 선언한 것은 그래서 시기적절한 것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한 가지 기후현상이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4년째 가뭄에 시달리는 가주를 비롯해 미국에서 올해 7월 중순을 기준으로 폭염의 위험에 노출된 이들은 7000만 명에 이른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산불은 6만3312건으로 36억 에이커를 태웠으며 진화에 15억2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산불 진화비용이 올해 21억 달러로 늘 것으로 예측되자 연방정부는 의회에 산불을 허리케인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분류해달라고 요구했다.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모두 섭씨 40도가 넘는 더위에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햇빛을 좋아하는 영국도 이젠 사정이 다르다. 최장수 데이트쇼 '블라인드 데이트'의 진행자인 실라 블랙(72)의 사인이 폭염으로 밝혀져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에서는 운전대가 너무 뜨거워 장갑을 끼고 운전하고 셀폰이 작동하지 않을까 냉장고에 넣어놓는 이들도 나타났다.

인도에서는 이미 25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파키스탄에서는 군이 동원돼 폭염대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최근 1주일 사이에 열사병으로 긴급 치료를 받은 이들이 1만1672명에 달했다.

이스라엘의 일부 언론은 이번 폭염을 종말론적 폭염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7만 명이 사망한 2003년 폭염만큼은 아니다. 무서운 것은 전세계에서 동시에 자주 일어나는 것이다. 이미 유엔은 폭염의 빈도와 기간 강도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상기온도 잦아지면 이상기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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