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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노년 맞이' 공부를 시작했다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나도 이제 노년기에 들어섰다. 다가오는 삶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내 인생은 시간이라는 물결을 따라서 가끔은 느리게, 그러나 대부분은 빠르게 줄달음쳐 오느라 미리 예습해 볼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내 앞에 닥쳐올 젊은 날의 고뇌나 중년기의 아픔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아마 가르쳐 주었더라도 귀담아 듣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내 삶의 마지막 계절, 겨울을 맞으면서 허둥대지도 서두르지도 않으려고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병원 도서관에 가서 노인학에 관한 책을 15권 빌렸다. 노년 예습을 할 만큼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도 뿌듯하고 나 자신이 옛날보다는 조금 성숙해진 느낌이다.

그 책들을 읽으며 내가 배운 것들을 나누면 다음과 같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70~75세 사이라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우선 모든 자녀들을 키우고 그에 따르는 책임감에서 해방되는 것이 편하고 마음의 위로가 된다. 또한 은퇴자금이 많지 않더라도 그 이상을 기대하지 않고 주어진 여건에 순응하다 보면 경제적 해방도 가능하다.



다음은 운동의 중요성이다. 인간이 늙는 이유에 대해 저자들은 3가지 원인을 꼽는다. 첫째는 노화현상, 둘째는 노화에 따른 질병, 셋째는 운동부족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하루에 적어도 30분씩 일주일에 5일을 운동하는 노인들은 골격과 근육 유지는 물론 마음까지 즐거워진다고 한다.

노년이 병이 아니지만 많은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청각도 잃어가고 시력도 저하된다. 혀에서 맛을 감지하는 돌기도 반이상이 퇴행해 젊은 시절처럼 음식이 맛있지 않다. 수면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 남성들은 30대부터 수면에 문제가 생겨 50대가 되면 더 자주 잠에서 깬다. 그에 비해 여성들은 50대 때부터 수면 중 깨어나다가 65세 이후에는 훨씬 더 잦아진다. 이 시기부터 남녀 모두가 하룻밤에 23번까지도 잠에서 깬다.

이러한 노화현상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사실은 두뇌 발달은 이 시기에도 왕성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노인대학 등에서 활동하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노인,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는 노인들의 두뇌에서는 신경세포 조직이 새로 생성돼 배우는 것이 쉽고 재미있어진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에 있던 수백억의 뇌세포들은 청소년기에 가지치기를 당하고 일생동안 20%정도만 쓰여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80%의 뇌세포를 써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뜬다. 그러니 노년기에 새로운 취미나 공부 등을 시작하면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다. 더구나 운동이든 공부든 열심히 집중하다보면 뇌세포에서 생성되는 도파민, 세로토닌, 엔도르핀 등의 두뇌 전파물질이 많아져 마음도 즐거워지고 몸이 아픈 것도 잊게 된다.

노인 학자들은 가능하면 자신이 하던 일을 그냥 계속하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매일 매일이 다른 날들을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나도 최근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월요일에는 춤, 수요일에는 아령 운동, 목요일에는 권투 기본기를 배울 수 있어 매일이 새롭다.

일주일 중 3일은 카이저 병원에서 환자들을 보고 하루는 가정상담소의 치료사들을 도와 환자를 보거나 치료방법을 같이 의논한다.

노년의 삶은 매일 매일이 새로워야 한다. 끊임없이 두뇌 활동을 하고 운동을 하며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면 결코 노년이 인생의 마지막 계절로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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