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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남 칼럼] 죽음을 넘은 교통사고

매주 한두번 다니던 동네 도서관을 두달이 넘어서야 처음 왔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워 7, 8월은 거의 낮기온이 화씨 90도를 넘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도서관 입구에는 여러 꽃나무들과 화초가 색색으로 활짝 피어있고, 주변의 나무들은 어느 때보다 진한 녹색으로 물들어 한여름의 계절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말 필자가 출석하는 아틀란타한인교회에서 18년간을 목회하던 김정호 목사가 뉴욕으로 떠나가기 전 마지막 수요예배를 가졌다. 김목사는 “나의 앞길은 우리는 모르지만 나를 이끄시는 분은 주님이고, 나를 인도하신다"라는 내용의 시편을 강해했다.

나는 아내와 함께 예배를 보고 밤 9시 반쯤 집으로 가는 도중, 늘 다니던 I-285 선상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나는 평소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두고 운전하던 습관을 갖고 있다. 그런데 내 차 앞에 있던 트럭이 오른쪽으로 급히 차선을 바꾸고 빨리 지나갔다. 바로 앞을 보니 승용차 한대가 정치해 있었다. 커다란 트럭에 가려 앞에 정차해 있던 자동차를 볼수 없었던 것이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정지된 앞차의 뒷범퍼에 부딪히고 급정거했다. 내 옆에 앉았던 아내는 비명을 지르며 왼쪽손목에 충격을 받았다. 필자는 운전석 앞 백밀러에 오른쪽 눈두덩이 심하게 부딛혔는데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이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정신이 멍했다. 얼마 후 앰뷸런스가 왔고, 간호사가 내 상처의 피를 지혈하고 응급치료를 했다. 그때 우리 부부가 탄 자동차를 또다른 자동차가 뒤에서 들이받고 튕겨나갔다. 두번째 사고로 에어백이 터졌고, 우리 부부가 앉아있던 앞좌석을 빼고는 자동차 전체가 찌그러지고 망가지고 말았다. 더 큰 2차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 부부는 공교롭게도 몇달전 자동차 차고가 비교적 높은 SUV로 차를 바꿨다. 만약 이전의 작은 차를 탔었더라면, 우리 부부는 아마도 생명을 잃었을 것이다.

이 사고로 I-285 동쪽 차선이 한시간 가량 차단되었다. 10여대 이상의 소방차, 구급차와 경찰차들이 사고현장에 몰려들었다.

우리 부부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도 큰 상처를 안입고 살아났다. 꿈만 같고, 기적같은 일이었다. 사고 후 자동차를 고치는 데만 한달 이상 걸렸다. 사고 두달이 지나도록 허리도 아프고 눈 주위가 멍들고 아팠지만 이제는 거의 회복되었다.

우리 부부는 교통사고에 대해 가까운 집안에게만 알리고 가급적 조용히 지냈다. 그렇게 지냈기에 이번 사고가 얼마나 큰 교통사고였는지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죽음을 넘은 이번 사고를 통해 나를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고, 내가 살아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음이라는 감사함을 체험하게 되었다.

앞서 필자는 올해 초에 계획한 버지니아 주 여행을 다녀왔다. 버지니아란 이름은, 미국의 개척 당시 영국의 여왕은 처녀였기에 '처녀의 땅'이란 의미로 붙여졌다. 이번 여행 중 제임스타운에 가보았다. 우리 상식으로는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청교도가 미국의 시초라고 배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13년 앞선 1607년 개척민들이 도착한 버지니아의 제임스타운이 미국의 최초의 도시이다. 버지니아주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톤과 함께 미국역사상 가장 많은 8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남북전쟁 시 남군의 지휘관인 로버트 리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다음 기회에는 이번 여행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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