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TV 기자 2명 총격 사망

26일 오전 버지니아주 한 쇼핑몰서
용의자는 전직 동료…도주하다 자살

방송 기자 두 명이 생방송 도중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26일 오전 6시45분쯤 버지니아주 모네타의 쇼핑몰인 브리지워터플라자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하던 WDBJ7 방송의 리포터 앨리슨 파커(24)와 카메라기자 애덤 워드(27)가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 당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던 빅키 가드너 스미스마운틴 레이크리저널 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이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영상을 보면 파커 기자가 먼저 총격을 당해 쓰러진 직후 워드 기자도 총격을 입고 쓰러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용의자는 최소 6~7발의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카메라에 찍힌 용의자의 인상 착의를 토대로 신상 정보를 확보한 뒤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추격 작전을 펼쳐 사건 발생 5시간 만인 오전 11시30분쯤 인터스테이트 66 도로에서 베스터 리 플래내건 II(41)을 체포했다. 체포 당시 플래내건은 총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플래내건이 스스로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플래내건은 WDBJ에서 '브라이스 윌리엄스'라는 이름으로 2012년부터 1년 정도 기자로 활동하다 해고됐다. 정확한 해고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플래내건은 당시 회사의 해고 결정에 불복해 항의하다 경찰에 의해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ABC뉴스는 이날 "자신을 '브라이스 윌리엄스'라고 주장하는 누군가가 23장의 팩스를 보내 와 이를 경찰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플래내건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팩스에는 자신이 "동성연애자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따돌림과 차별을 당해 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또 "지난 6월 발생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과 2007년 '조승희 사건'으로 불리는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 또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불리는 컬럼바인고교 총격 사건 등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나는 한동안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인간 폭탄이었다"며 "인종 전쟁을 바란 건 당신들이었다"고 주장했다.

플래내건은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SNS)에 "나는 총격 장면을 찍었다(I filmed shooting)"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범행 장면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올렸으며 이 계정은 즉각 사용이 중단됐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

플래내건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날 숨진) 앨리슨이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글을 남겨 이번 사건이 개인적 원한 관계에 의한 것임을 암시했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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