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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당할 체력, 환자에 대한 배려심 필수"

의과대학원 입학 ABC
전국 144개…올해만 3군데 신설
불경기라 몰려 사상 최고 경쟁

학부부터 펠로십까지 14~16년 공부
중간 몇 년 너무 힘들어 포기도 많아
비싼 학비·생활비 모두 융자 가능
개업 5년차 평균 소득 연 30만달러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김현수(가명·67)씨 부부는 은퇴를 했음에도 손주들을 돌보느라고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힘든 줄은 모른다고 자랑한다. 손주들이 대형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큰 아들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자녀를 돌볼 시간이 부족한 큰 아들 자신도 인명을 구한다는 데 보람과 자긍심이 있겠지만 그런 아들을 지켜보는 김씨의 기쁨과 행복감이 손주 보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 그는 아들을 의대에 보낸 것을 너무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가 의대에 가서 의사가 된다는 것,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지난 6월 의과대학원들이 일제히 신입생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이번에 합격한 학생들은 2016년 8월에 입학한다. 미국의 의과대학원은 총 144개다. 한해 입학생수는 1만명이 훨씬 넘는다. 신입생과 의대대학원의 숫자를 언뜻 들으면 공부 잘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의대 욕심을 한번쯤 부릴 수 있다.

미국 의과대학원은 최근 10년간 대략 20개가 신설됐다. 올해만 해도 3곳의 의과대학원이 첫 학생을 뽑기 시작했다. 가주에서는 새크라멘토 인근 엘크그로브시에 소재한 캘리포니아 노스스테이트 유니버시티(California Northstat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가, 뉴욕의 할렘가 인근 CUNY,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캠퍼스다. 하지만 의과대학원이 많이 늘어났다고 해서 입학이 쉬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최근 몇년새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보여 의대 진학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그래서 재수생, 삼수생이 많아졌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들려온다.



특히 요즘 같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할 때에는 안정적인 고소득 직업을 찾는 똑똑한 학생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라서 의대 입학 경쟁률이 더욱 치솟는다고 한다. 이렇게 몰리는 이유중 하나가 의료 인력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 탓도 있다. 의사들의 수요·공급 법칙을 감안할 때 엄청난 규모의 베이비부머 은퇴, 100세 시대라 불리우는 평균 수명의 급격한 연장, 무보험자를 없애자고 시작한 오바마케어로 인해 의료 수요의 증대는 상식적인 예상이다. 전통적으로 의대와 비슷하게 인기를 누려왔던 법과대학원들이 정원을 조정하는 등 변호사 배출을 통제하는 것에 비해서 의과대학원은 최소 몇년은 계속 정원을 늘려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의대 진학도, 수업도, 시험도 어렵고 경쟁률이 치열한 이유다.

그러면 의대에 진학하려면 얼마나 공부를 잘해야 할까. 사실 의과대학원은 학부와 무관하다. 학부의 랭킹이나 명성이야 어떻든 의대대학원은 엘리트 학생을 뽑는다. 하버드 우등졸업자도 이름도 잘 모르는 의과대학원에 인터뷰 통보조차 못받는 일이 허다하다.

의과대학원 입장에서 가장 뽑고 싶은 인재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중에서 '강한' 체력과 정신력의 소유자를 선호한다. 힘든 공부를 잘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꼽는 것이 '환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휴머니스트이기를 바란다.

남경윤 의대진학 컨설턴트는 "환자가 말도 못하고 정신도 없는데 꼭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학생을 의대는 원한다"며 "만약 그런 체력과 정신자세가 안된 사람이 요행히 의대에 진학했다고 해도 중간에 그만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의대에 진학하고 싶지만 가장 망설여지는 것이 바로 긴 수업 연한이다. 프리메드를 익히는 학부 4년, 의대대학원 4년, 전문의 과정인 레지던트 5년, 전문 소분야를 익히는 펠로십 1~3년을 더하면 14~16년이 걸린다. 18세에 시작해도 빨라야 32세, 34세나 돼야 개업이 가능하다.

법대 대학원의 경우 빠르면 25세라도 개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따져보면 시작할 때 큰 각오를 해야 한다.

또한 공부하는 시간만 긴 것이 아니다. 의대 1~2학년, 레지던트 1~2년차 때는 죽지 못해 산다고 토로할 정도로 힘들다고 한다. 중퇴율도 3%나 된다. 비율로 봐서는 높은 수치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의대 대학원에 들어갈 정도면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최고 성적을 받은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중퇴 이유도 공부를 못 따라가서 성적이 나빠서 그만두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임신을 해서 그만두기도 한다.

이런 고통스런 긴 시간이 지나면 그나마 열매는 달다. 의대 대학원은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직종이므로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대출이 가능하다. 첫 연봉이 교편을 잡을 경우 대략 20만달러 정도다. 개업 후 5년차만 돼도 30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의사들은 라이선스 하나하나가 모두 비즈니스다. 대부분의 비용이 회계처리가 가능하다. 체감 소득은 훨씬 높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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