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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유명인 '흥행'만 좇으면 기독문화 미래 없다

[LA중앙일보] 발행 2015/09/01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5/08/31 18:45

최근 한인 교계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CCM가수나 유명 찬양팀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명세 때문에 시선을 끌기 좋은 것 같습니다. 교계 언론들도 앞을 다퉈 행사 소식을 보도하고, 그들을 초청하는 단체나 교회들도 저마다 대대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습니다.

과연 그 정도 '급'을 섭외하려면 비용은 얼마나 필요할까요. 취재를 해보니 소위 교계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A급'을 초청하려면 적어도 1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교회들이 거액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그들을 초청하려는 이유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다들 짐작하실 겁니다.

지난주 종교 면에 한국 유명 CCM 가수들의 방문을 계기로 미주 한인교계 기독 음악인들의 현실을 보도했습니다.

현실은 암울했습니다. 같은 CCM 찬양을 불러도 유명세에 따라 대우는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오해하면 안 됩니다. 그들이 대우를 받으려고 찬양을 한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인지도에 따라 극심하게 차이 나는 '대우'가 문제라는 겁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 정작 미주 한인 교계에서 활동하는 기독 음악인들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찬양을 할 수 있는 무대도, 불러주는 교회도 별로 없습니다.

취재 중 한인교회들의 근시안적 시각이 아쉬웠습니다. 물론 유명 CCM 가수나 찬양팀을 부르면 '반짝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될 겁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유명세에 의존해서 시선을 끌어야 할까요.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미주 한인교계가 스스로 기독 문화를 발전시키는 건 불가능한 일이 될 겁니다. 재능있는 기독 음악인의 양성과 배출도 어렵습니다.

여러 CCM 사역자들을 취재했습니다. 미주에도 실력이 뛰어난 기독 음악인들은 많습니다. 굳이 큰 돈을 들여서 유명인을 데려오지 않아도 얼마든지 미주에서 활동하는 찬양 사역자만으로 양질의 집회나 공연을 개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은 '찬양을 위한 찬양 집회'가 아닌, '흥행을 위한 집회'에만 치중하게 하는 폐해를 낳습니다.

기독교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합니다.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찬양 사역자들은 "사례비로 밥값이나 주유비라도 받으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교계내 인식이 세속 문화를 누릴 땐 그에 따른 비용 지불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기독 문화에 대한 합리적 대가 지급을 인색해 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그런 개념도 없이 교회가 기독 문화의 발전을 기대한다면 욕심 아니겠습니까.

진지하게 고민하며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유명인만 쫓다가 그 사이 미주 한인교계의 문화 생태계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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