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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 외치며 제대로 된 소식지도 없나

월간지 '일본 레스토랑 뉴스' 발행인 데이비드 쿠도씨 인터뷰

보건국 과보관온도 줄다리기
규정 4도 높이는 데 4년 걸려
주기적으로 매거진 발간 통해
업계 목소리 전한 것도 한몫
음식은 꼭 싸야 할 필요 없어
시간 걸려도 기본 충실 해야


"고객 만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면 시간이 좀 걸려도 성공하지 않을까요?"

미국내 2만여개 일식당들이 어려운 경기에도 비교적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LA 리틀도쿄에서 올해로 25년째 전국 월간지 '일본 레스토랑 뉴스'(이하 JRN)를 발간하고 있는 데이비드 쿠도(62) 발행인의 말이다.

이민역사가 한인사회보다는 앞서서 인지 지금은 2~3세들의 문화가 더 팽배해진 일본 커뮤니티. 일어와 영어를 병기하고 웹사이트에도 콘텐트를 게재하는 JRN은 미국내 일본음식, 문화, 정부 규정과 정책, 요식업계의 트렌드와 변화를 커뮤니티 내외로 알려온 산증인이다. 한류에 힘입어 '한식 세계화'를 표방하며 본국의 지원을 받아가면서도 제대로 된 소식지하나 꾸준히 만들지 못하는 한인사회가 벤치마킹할 것은 없을까.



JRN은 미 전역 10개 대도시에 1만부 가량을 매월 배포하고 있으며 20여명의 프리랜서 기자들이 각 지역의 소식들을 기사화하고 있다.

"한식처럼 일식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기까지 굴곡이 있었죠. 초창기엔 날생선을 먹으면 곧 뭔가에 중독되는 것 아니냐는 거부 반응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특히 일식을 보급하면서 보건당국과 음식 보관온도를 두고 줄달리기 했던 기억이 납니다. 4도(화씨)를 높이도록 규정을 바꾸는데 4년 걸렸으니 할말 다 한거죠."

그가 일본식당연합회(JRA)를 이끌던 16년전 스시 제조과정과 실온 보관에 카운티 보건당국이 문제를 삼았던 것이다. 일식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가장 큰 장벽이었던 셈이다. 그는 당시 협회의 사활을 걸고 일본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수천건의 자료와 증언을 제출한 끝에 스시의 참맛을 보건당국의 검열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다. 주기적인 매거진 발간을 통해 업계의 단결된 목소리를 전한 것이 승리의 단초가 된 것이다.

이런 쾌거는 '일본 음식 축제'(JFF)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30여개 일본 음식기업들이 합류하는 이 축제는 매년 LA 인근 대형호텔에서 열려 전통적인 스시와 라면을 선보이며, 40여개 새로운 사케 제품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쿠도 발행인은 "음식축제의 롱런 비결은 바로 음식 자랑이나 새 상품 소개보다는 '전통의 명맥'을 유지하고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사명감'에 있다"며 "아마 그런 '정신적인 결집력'이 없었다면 그토록 오랜 시간 행사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JRA는 리틀도쿄에 독립 사무실을 갖고 '일본 음식 문화협회'와 함께 매년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최근 JRN은 사케 보급을 위해 무크지 '사케 스펙테이터'를 발간했다. 일본정부나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책은 무료가 아니다. 아마존에서 6달러에 판매된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기위해 유료화했더니 오히려 좋은 반응이 있더군요. 반응을 살펴 내년 봄에 다음호를 만들 계획입니다."

한국정부가 한식재단을 통해 해외 한인들에게도 지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더니 쿠도씨는 부럽다며 "스고이 데스"(대단하다)를 연발했다. 한식의 성공을 위한 조언을 구하자 그는 의외로 간단한 답을 제시한다.

"미국인들은 꼭 가격을 우선해서 음식을 선택하진 않는다고 봅니다. 싸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교과서 같은 얘기이지만 좋은 재료와 서비스로 승부하는게 진짜 한식이 갈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식업계가 이제 스시를 넘어서 이자까야, 라면 등 다양한 소재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도 그래서입니다."

글·사진=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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