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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껄렁한' 1.5세·2세가 주인공이다

[LA중앙일보] 발행 2015/09/11 미주판 10면 기사입력 2015/09/10 20:33

염승은/S&P팀 차장

요즘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스트레이트 아우터 캄튼'을 두고 LA 한인사회에서는 씁쓸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한인들의 땀과 열정으로 일궈왔던 '우리 동네'가 4.29 폭동으로 잿더미가 된 것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흑인 힙합그룹을 우상화한 이 영화가 못마땅하다는 거다. 그 일을 직접 겪은 분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과거의 상처는 뒤로 하고 현재를 보면 폭동의 폐허에서 20년이 넘게 지나 우리가 만들어 낸 지금의 LA한인타운은 이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부끄럽지 않은 곳이 되었다. 제이미슨 프로퍼티가 윌셔가 고층빌딩을 몇 개나 가지고 있고, 자바 시장이 어떻고, 한인 은행 업계가 얼마나 커졌고 하는 그런 딱딱하고 재미없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 이곳은 전 세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LA에서 가장 '힙'하고 신나는 곳으로 손꼽힌다. LA다운타운과 베벌리힐스, 할리우드의 중간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한국에서 태평양을 건너 온 갖가지 먹거리, 놀거리와 만나 어우러진다. 그래서 LA한인타운의 저녁은 다양한 피부색과 언어가 섞이는 젊음으로 가득하다. 사실 이 정도 가격대에 이 정도 서비스를 받으며 먹고 즐길 수 있는 곳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곳은 미국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한인 커뮤니티 차원에서는 한인타운에 대한 자부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반면 1.5세, 2세들은 이민 1세대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폭동 당시 청소년기를 보냈던 지금의 30~40대들이다. 이들은 대기업 임원, 의사, 변호사 등 한인 부모들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주류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몸에 문신을 하고 껄렁하게 옷을 입었지만,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 미국 젊은 세대가 소통하는 문화에 따라 한국 문화를 재가공해 주류 사회에 선보이는 이들이다.

'고기 타코' 트럭으로 시작해 지금은 LA 음식 문화의 아이콘이 된 로이 최나 세계적인 팝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한인 멤버 두 명 등 크게 성공한 이들은 한결같이 LA폭동을 이야기 하고, 한인타운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어떻게 한인사회가 이곳을 만들어 왔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모습인지 자부심을 보인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대부분의 1.5세, 2세들에게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한인타운은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일생일대의 기로에 놓여 있다.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가는 바람이 될 것인지, LA의 대표적인 지역 상권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인지. 그런 점에서 지금이야말로 '리틀도쿄'처럼 LA 누구나 알고 즐겨 찾는 하나의 상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 때다. 그 노력 가운데는 1.5세, 2세들이 이곳에서 경험한 문화와 생활 코드를 인정하는 아량과 배려도 포함된다.

그 전에 먼저 LA한인타운을 여기까지 만들어 온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그 자부심이 한인 사회가 맞은 기회를 한껏 살릴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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