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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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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는 지독한 육체 노동자"







사진작가 박준(49)씨가 맨해튼 스탠포드호텔 내 맥심라운지에서 5일부터 개인전을 열고 있다. 사막과 야경 그리고 생선과 초상화가 담긴 흑백사진 16점을 상설 전시 중이다. 이중 사막을 담은 사진이 11점.

박씨가 사막에 집착하게된 것은 8년 전 20일 동안 데스밸리에 체류하면서 사막과 사랑에 빠졌다.

"1년에 두 차례씩 사막으로 가지요. 유타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 그 동안 안 다닌 사막이 없을 정도입니다."

지난 6월에도 20여일간 록키마운틴 유타 애리조나 네바다와 캘리포니아를 거쳐 사진여행을 다녀왔다. 흑백에 담긴 그의 사막 풍경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깬다. 유연한 곡선이 내보이는 사막은 황폐한 곳이 아니라 천상의 낙원처럼 보인다.

카메라는 빛으로 이루어진 그림이다. 그가 담아낸 사막은 흑과 백을 넘어선 풍부한 시적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왜 흑백사진만을 고집하는 것일까?

"흑백 작업은 예술가의 자부심을 만족시킵니다. 흑백은 작업 과정의 70% 정도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컬러사진은 작가 의도대로 컨트롤이 힘듭니다. 작품 구상에서 결과물까지 통제할 수 있어야 직성이 풀리지요. 그리고 흑백은 두 가지색이 아닙니다 계조(gradation)에 수많은 색이 있지요. 또한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쓰는 흑백은 거의 영구보존할 수 있지요."

디지털 시대에 그는 디지털 카메라도 핸드폰도 없는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그의 거친 손은 바로 사진작업을 하면서 화학약품 때문에 생긴 것.

"안셀 아담스가 사진작가는 '지독한 육체 노동자(real laborer)'라고 한 적이 있어요." 박씨는 2년 전 그가 가장 존경하는 풍경사진작가 아담스의 요세미티 워크숍에 참가하기도 했다. 3년간 기다린 끝에 10명에 선발되는 '행운'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사진에는 제목이 없다. "제목을 붙이면 감상자에게 일정하게 생각하도록 요구하는 것 같아서요. 감상자의 자유의지로 작품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지난 3월 뉴욕타임스는 생선과 함께 초상화를 찍는 사진작가로 대서특필했다. 박씨에게 생선은 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생업으로 그만큼의 애착을 갖고 있다.

12년 전 퀸즈보로 플라자에 생선가게를 오픈 부인으로부터 하루 4시간씩 일하는 조건으로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보장받았다.

오후 8시 상점 문을 닫고 커튼을 내리면 생선가게는 스튜디오로 변신한다. 그 작업실에서 박씨는 가수 한대수씨 등 친구들과 생선의 사진을 찍어왔다.

"저는 프로 모델과 작업한 적이 없습니다. 상업사진은 모델과 몇시간 일한 후에 '바이 바이 준'하면 끝나지요. 그런게 싫어서요."

그는 내일 아침에도 아침 10시부터 생선가게로 달려갈 것이고 나머지 시간은 철저히 예술을 생각하는 자유인으로 보낼 것이다.

박숙희 기자

nysuki@joongang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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