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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진단] 미국행 난민은 어쩔 것인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5/09/15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5/09/14 18:22

차 주 범 / 민권센터 교육부장

한 장의 사진이 전세계를 울렸다. 시리아 난민 어린이가 바닷가에서 생명줄을 놓은 채 발견됐다. 나이는 겨우 세 살이다. 정치나 내전 따위완 상관없는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다. 그저 부모에게 사랑 받으며 잘 자랄 권리만 있는 인간이다. 엄혹한 현실은 그런 소박한 인권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한 장의 사진이 전세계를 감동시켰다. 뮌헨 기차역에 운집한 독일 시민들은 시리아 난민들을 박수로 환영했다. 차가운 생존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발현된 따듯한 인간애의 모습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시리아 난민 무한수용을 선언했다. 가히 노벨평화상 감인 위대한 결정이다. 일각에선 냉정한 관전평을 피력한다. 독일은 안정된 경제력과 사회보장 체계를 갖췄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일리 있는 말이다. 그렇다고 메르켈과 독일인들의 행동이 폄하될 순 없다. 부자라고 다 착하진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허다하다. 이민자를 벌레 취급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증명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 내년도 시리아 난민 수용 범위를 1만 명까지 확대했다. 2011년 이래 지금까지는 1600명 정도만 받아들였다. 난민 포용 제도를 보유한 미국으로선 타당한 결정이다.

시리아 난민 사태는 미국을 돌아보게 한다. 미국 내에도 난민은 넘친다. 미국으로 향하는 난민들도 끊이지 않는다. 난민 하면 흔히 극단의 상황을 상상하기 쉽다. 내전과 학살 재난 등을 피해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하는 피난민을 연상한다. 예전의 베트남 보트피플이 한 예다.

난민은 다른 이유로도 발생한다. 이른바 글로벌 경제체제가 난민을 양산한다. 자본과 상품은 이미 대다수 나라에서 국경을 초월했다. 자유로운 투자와 교역으로 이윤이 창출된다. 특히 각종 자유무역 협약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경쟁력을 보유한 선진국들은 막대한 이득을 얻는다. 미국도 그런 나라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나라들은 상시적 경제붕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배경 하에 모국을 등지는 사람들도 난민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멕시코 농민들에겐 끔찍한 재앙이다. 노동집약적 멕시코 농업은 정부보조금까지 받는 대규모 생산 시스템을 가진 미국 농업의 경쟁 상대가 안 된다. 1994년부터 협정이 발효되면서 200만 명 이상의 멕시코 농민들이 토지와 생업을 상실했다. 갑자기 실업자가 넘쳐난 미국 멕시코 국경지대는 평균임금이 25% 하락했다. 그러자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멕시코계 이주자들이 2배가 상승했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은 경제 난민들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다. 유럽이나 호주엔 특정 지역의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이에 비해 미국은 전세계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집결한다. 미국 내의 난민들은 상당수가 서류미비자로 미국사회의 그늘에서 살아간다. 이들은 저임금을 받으며 미국의 밑바닥 경제를 떠받친다. 이들 중 많은 이는 본인들은 혜택도 못 받으면서 사회보장세를 납부해 은퇴한 시민들을 부양하기도 한다.

미국행 난민들도 목숨을 담보로 내놓는다. 애리조나 사막지대엔 국경을 넘다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인권단체 ALCU의 통계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08년까지의 사망자만 5607명이다. 이후 숫자까지 합치면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를 훨씬 초과하는 규모다.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포용을 지지한다. 동시에 정치권에 이미 존재하는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난민들 문제의 해결도 촉구한다. 해답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 포괄적 이민개혁이다. 이민개혁은 인간적 차원을 넘어 이민 노동력의 지속공급이 필요한 미국의 장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난민은 유럽에만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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