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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불상은 우상인가

[LA중앙일보] 발행 2015/09/29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5/09/28 18:18

박재욱 / 나란다 불교센터 법사

"만일 모양으로 나를 보려하거나 목소리로 나를 찾으려하면 그 사람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이니 끝내 여래(부처)를 볼 수 없으리라"(금강경 중에서)

자신의 형상을 세우지마라는 부처의 경책이다. 또한 조주록에서는 "흙으로 만든 토불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목불(木佛)은 불을 건너지 못하며, 금불은 용광로를 건너지 못한다"고 했다. 불교는 보편타당한 진리를 깨달아 완성된 삶과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인도하는 지혜와 자비의 종교이지, 우상숭배의 종교가 아님을 천명한 것이다.

우상의 타파는 불교의 대 지혜이다. 그럼에도, 불교사찰마다 수많은 불보살의 상과 불화를 안치한 연유는 무엇인가. 인도에 불상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불멸(佛滅) 후, 500~600년이 지나서이다. 과거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정복된 인도 북부 간다라지방을 중심으로 그리스문화가 접목되면서부터이다. 그 영향으로 불교인들은 붓다의 존상에 대한 그간의 궁금함과 그리움의 표상을 보다 구체화한 불상으로 조성하게 되었다.

불상의 존재 의의는 우주만유의 진리를 깨친 당체로서 그 위덕이 숭엄한 부처의 존상에 경배하는 것이다. 더불어 불상을 보며 부처의 삶을 본받고, 말씀을 되새겨, 수행에 한층 더 매진할 것을 다짐하고, 미래에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르는 영원한 이상에 귀의하는 것이 불상에 예배하는 참된 의미이다.

따라서 대개의 종교가 상징체계이듯, 불상 역시 불교인들을 이상적 인격으로 인도하기 위한 종교적 상징물이며 방편이다. 어느 날 단하선사(중국 824년 몰)가 행각 중 가까운 절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혹한을 견디지 못하고 법당의 목불을 쪼개 군불을 지피며 밤을 보냈다는 일화는 우상파괴의 의미도 담겨 있지만, 기실 불상은 어디까지나 종교적 상징물과 방편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불교의 전통을 잘 드러내준다.

더욱이 불.보살상에는 그분들의 위대한 정신과 삶이 종교, 예술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 예술적 상징물이기도 하다.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일본 국보 1호인 '미륵반가사유상'을 친견하고 "인간 존재가 최초로 완성된 모습으로, 지상에서의 모든 시간적 속박을 초월한 가장 청정하고 원만한 모습의 상징이며, 인간이 지향하는 영원한 평화와 이상을 남김없이 최고도로 표현하고 있다"고 격찬한 바 있다.

그럴진대, 일부 우매한 불자들이 불상에 부여한 헛된 신성을 맹신하여 거기에 가당찮은 복과 수고 없는 요행을 비는 기복적 불상신앙으로, 거룩한 성상을 타파해야할 우상으로 만들고 불교를 우상숭배의 종교로 전락케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요컨대 불상이 우상이 되느냐, 성상이 되느냐는 불상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불상을 대하는 마음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한편, 일부 종교인들의 속내에 똬리를 튼 맹목적인 종교적 편견과 배타적 독선 등 마음의 독소들도, 스스로 타파해야할 또 다른 우상임을 절감하는 냉철한 성찰이 있어야할 것이다.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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