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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죄인 살리신' 부르며 처형장 향해

내연남 시켜 남편 죽인 여성
방미 교황 간청도 소용없어…피해자 가족 “정당한 댓가 치렀다”
조지아주 70년만의 여성 사형 집행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부탁도 소용없었다. 귀넷카운티 40대 여성 사형수가 조지아 주립교도소에서 처형됐다.

조지아주 교정 당국은 30일 오전 12시 21분 잭슨 주립교도소에서 사형수 켈리 기센대너(47)를 독극물 주입 방식으로 처형했다. 기센대너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고 CNN은 전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영국 성공회 존 뉴턴 신부가 흑인 노예무역에 관여한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이 죄를 사해준 신의 은총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찬송가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흑인 교회 총기 난사 희생자 추도식에서 불러 화제에 오른 곡이다.

기센대너는 1995년 귀넷카운티 스넬빌에서 내연남과 공모해 남편 더글러스 기센대너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1997년 재판에서 그는 사형 판결을 받았다. 내연남은 종신형에 처해졌다.



기센대너는 이미 두번 사형에 처해질 뻔했다. 지난 2월 처형 예정이었으나, 조지아 전역을 덮친 폭설로 교도소 시설이 마비돼 처형이 연기됐다. 지난 3월 두번째 처형이 예정됐으나, 사형에 사용되는 독극물의 안정성 문제가 제기돼 집행 몇시간 전에 취소됐다.

사형 폐지론자들은 “기센대너가 직접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고, 내연남 오언은 종신형을 받았다”며 지센대너의 감형을 주장해 왔다.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도 지난달 29일 교황을 대신해 ‘정의와 자비를 실현할 수 있는 다른 형벌로 대체해 달라’는 서한을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에 보냈다.

그러나 같은 날 기센대너의 변호인이 조지아주 대법원과 사면·가석방위원회에 낸 형 집행정지 요청이 잇따라 거부된 데 이어, 오후 11시 30분 연방대법원도 이를 거부하면서 형 집행절차가 진행됐다.

기센대너의 변호인 수전 케이시는 “기센대너가 사망한 남편의 가족들에게 사과했다”며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마지막 순간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는 걸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기센대너는 수감 기간중 에모리대 신학대학을 졸업했다. 변호인단과 사형 반대론자는 “신학공부에 매진한 기센대너가 동료 수감자들의 교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며 감형을 호소해왔다. 그러나 피살된 남편 더글러스의 유족은 “켈리가 살인을 계획한 죄로 정당한 대가를 치렀다”며 그의 처형을 환영했다.

조지아주에서 여성 사형수에 대한 형이 집행된 것은 1945년 백인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처형된 흑인 여성 레나 베이커 이후 70년 만이다. 정당방위를 주장했던 레나 베이커는 백인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는 2005년 “베이커에 대한 감형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끔찍한 실수였다”며 사후 사면을 결정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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