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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안 좋아요' 싫어요, '좋아요'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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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5/10/01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5/09/30 19:32

최주미 / 조인스아메리카 차장

페이스북이 마침내 '안 좋아요 Dislike' 버튼을 도입할 것이라는 뉴스가 최근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사람들이 불행한 소식을 접하고 슬픔을 나누길 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좋아요'를 보완할 버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름이 '안 좋아요'가 될지 '싫어요'가 될지, '슬퍼요'나 '별로예요'가 될지는 모르지만, '좋아요'와는 구별되는 부정적인 표현 도구가 나올 것이라며 떠들썩이다. 소셜 미디어의 사소한 버튼 하나에 전세계가 이다지도 수선을 떠는 이유는 뭘까?

하루에 10억명이 접속하는 메가톤급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의 상징은 단연 '좋아요Like' 버튼일 것이다. 그것은 전세계 과묵한 인종들을 스스럼없는 '좋아요' 애교로 뭉치게 만든 마법의 지팡이다. 뉴스피드의 친구 글이 마음에 들면 좋아요, 내 글에 달린 댓글이 고마우면 좋아요, 사진 속에 친구의 얼굴이 보이면 좋아요, 옮겨온 소식이 흥미로우면 마디마디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를 눌러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 대화법이다.

간단한 순간의 선택이지만 '좋아요'에는 다양한 심리적 메시지가 담긴다. 당신의 글이 좋다, 당신이 좋다고 한 것이 나도 좋다, 우리는 눈높이와 취향이 비슷하다, 당신의 색다른 관심사가 흥미롭다, 당신 친구의 의견에 동의한다. 한 번의 좋아요는 심드렁한 '괜찮네 뭐'부터 '당신이 좋다'는 애정 고백까지 엄청난 스펙트럼을 지닌다. 사소하지만 사소할 수 없는 '좋아요'의 힘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타인의 '좋아요'에 의미를 부여하고 더 많은 좋아요를 받고자 관심을 쏟고 받은 좋아요를 되갚으며 좋아요의 확산을 기대해왔다. 좋아요라는 작은 버튼 하나가 페이스북을 살아있게 하는 동력인 셈이다.

그런데 이 순진해 보이는 로맨틱 윙크 '좋아요'가 사실은 대단히 냉철한 마케터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에서 '좋아요'는 정보 공유의 적극적인 돌격대다. 내가 '좋아요' 한 뉴스는 수시로 페친들의 뉴스피드에 끼어들어 우선 노출되고 확산된다. 그 누적된 수치는 내 글에 대한 타인들의 호감도로,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대한 소비자 반응의 지표로, 미디어의 영향력 확산을 가늠하는 기준점으로 소중하게 적립되어 분석 활용된다.

'안 좋아요'의 등장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군가의 좋아요가, 내 글이 좋다는 것인지 내가 좋다는 것인지, 그저 당신 글에 대한 아는 척인지 나 여기 살아있다는 존재의 흔적인지 그 함의가 무엇이건 적어도 '좋아요'의 누적으로 인한 중대한 부작용은 지적된 바가 없다. 하지만 '안 좋아요'라면?

누구라도 '안 좋아요' 카운트가 올라가는 건 일단 유쾌할 리 없다. 카운트만 올라가나? 누가 '디스'했는지도 나온다. 발끈할 거다. 싫으면 말지, 친구 사이에 한 번 해보자는 거냐, 오해가 후끈 달아오를 수도 있다. 거친 비난과 논쟁에 얼룩진 '피곤한 커뮤니티'로 외면될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기업의 광고물은 '안 좋아요'의 손쉬운 타겟이 될 것이고 부정적인 평가가 수치화되면 광고 미디어로서의 매력은 반감될 것이다. 저커버그가 '안 좋아요' 기능은 단순히 버튼 하나를 추가하는 작업이 아니라고 밝힌 이유와 속뜻도 그렇게 읽힌다.

내 생각은 그렇다. 뭔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우리의 취향이란 얼마나 나풀나풀 변덕스러운가! 시큰둥했던 데이트 상대가 문득 매력적으로 보여 연인이 되고 부부로 맺어지기도 하는 마당에, 상처주는 '안 좋아요'는 접어두고 '좋아요'하며 사는 게 배 속 편하고 약은 짓 아닐까 싶다. 솔직히 '좋아요'만 누르기에도 벅차고 바쁘더라는, 그런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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