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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총격' 온몸으로 막은 '영웅'

30세 퇴역 군인, 강의실서 범인과 마주치자
7발 맞으며 추가 피해 막아…생명 지장 없어

1일 오리건주 남부 더글라스카운티 로즈버그의 엄쿠아커뮤니티칼리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과정에서 30세 퇴역 군인이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자신의 몸으로 범인을 가로막다 7발의 총탄을 맞은 사연이 알려지며 '영웅'이 되고 있다.

CNN 등 언론에 따르면 6살 아들을 둔 크리스 민츠(사진)는 사건 당일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가 옆 강의실에서 연이은 총격 소리를 듣고 경보기를 울린 뒤 주변 사람들에게 피신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다시 강의실로 돌아오다 범인 크리스 하퍼 머서(26)와 마주친 민츠는 추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머서를 가로막았다. 머서는 자신 앞을 가로막은 민츠를 향해 세 차례 총을 쐈다. 쓰러진 민츠는 자신을 가로질러 가려던 머서를 올려다 보며 "오늘이 내 아들 생일"이라고 말했으나 머서는 아랑곳없이 민츠를 네 차례 더 총으로 쐈다.

곧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총격전 끝에 머서를 사살했고 몸에 7발의 총알을 맞은 민츠는 즉시 병원으로 후송돼 총알을 제거하고 부러진 두 다리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났다.

한편 범인을 포함 총 10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사건에서 머서는 6정의 총기로 무장하고 방탄조끼까지 입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기사 A-3면>

연방 알코올담배총기단속반(ATF)은 이날 사건 현장에서 권총 5정과 소총 1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그의 집을 수색한 결과 권총 2정과 소총 4정 그리고 샷건(산탄총) 한 정이 추가로 발견됐다. ATF에 따르면 이들 총기는 모두 지난 3년 동안 머서와 그의 가족들이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방탄조끼와 총탄이 들어있는 탄창 5개도 확보했다. 머서의 집에서도 탄창과 총탄이 추가로 발견됐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머서는 방탄조끼를 입고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하고 학교로 갔다. 그 곳에서 건물 두 동을 차례로 돌며 총격을 가했다. 당시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들에 따르면 머서는 종교를 물어본 뒤 기독교라고 밝힌 사람은 머리에 다른 종교를 말한 사람은 다리 부위에 총격을 가했다.

당시 머서가 총격을 가한 교실에서 딸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는 스테이시 보일런은 "딸에 따르면 머서가 교실에 들어와 교수에게 '이 순간을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말한 뒤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의 딸은 당시 등에 총을 맞고 쓰러져 있었는데 머서가 그를 불렀지만 죽은 척을 해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핸린 더글라스카운티 셰리프는 이날 살해된 9명의 신원을 공개했는데 한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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