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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 벤처 '스타트업'의 작은 변화

백정환/사회부 기자

지난 달 한국을 방문했다. 5년 만에 발 디딘 서울의 모습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거리마다 넘치는 자동차, 높은 빌딩, 발디딜 틈 없는 지하철. 그간 TV와 인터넷을 통해 보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인터넷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벤처, 스타트업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정부의 지원 아래 거세게 불고 있는 창업 열풍은 어느 곳에서나 느낄 수 있었다.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역삼역 부근의 '마루 180', 'SK플래닛' 등 코워크 스페이스, 엑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등에 젊은 창업자들이 몰려 있었다.

옛 구로공단의 디지털 변화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현재를 보여준다.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에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내일의 페이스북, 구글, 버즈피드 등 유니콘이 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변화 못지 않게 스타트업들의 네트워킹 방법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페이스북 그룹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가 대표적인 케이스. 창업을 시작한 젊은이들의 '기'를 북돋우기 위해 선배 벤처인들이 한 끼 식사를 제공하며 그들의 노하우를 제공하는 그룹은 한 달여 만에 가입자가 1600명에 이르렀고 급기야 지난 11일 오프라인 파티, '헤이, 스타트업'도 기획됐다.

선착순 150명으로 제한했으나 밀려드는 요청에 300명이 훌쩍 넘었고 행사 당일, 마루180의 주차장까지 '통 크게' 오픈해야만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준비부터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그들의 힘으로 시작한 것.

특히 2~3년 앞서 생태계에 뛰어든 젊은 선배들이 후배 창업자들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바비큐를 굽고 선물 보따리를 만들어주는 모습에서 '함께 잘 키워보자'는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3시간여 스탠딩으로 펼쳐진 행사 동안 지친 기색 없이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비즈니스모델을 설명하는 스타트업들의 모습에서 상당한 에너지도 느꼈다.

행사를 처음 기획한 케이파트너스&글로벌 양경준 대표가 "이날의 분위기로는 스타트업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된다.

또 다른 변화는 투자, 펀딩 분위기다. '헤이, 스타트업'에서 만난 펀드매니저의 설명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새로운 분위기를 반증한다.

NH투자증권 전정찬 부장은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손님 중 대다수는 벤처로 성공한 이들.

업계를 잘 알고 있어 기회 포착에 대한 감이 좋은 이들은 후배 스타트업을 밀어주는 한편 본인들의 스펙트럼도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전 부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2배로 오르는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잘 투자하면 2배 수익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2년 정도면 충분하다'고 역설한다.

전 부장은 몇 년새 스타트업 관계자들만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잠재력 있는 업체들을 발굴하면서 투자처를 늘려가고 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전 부장의 설명.

한국 스타트업의 자력적인 생태계변화와 펀딩, 특히 앤젤 펀딩의 변화는 눈여겨 볼 만하다. 정부의 고질적인 보여주기식 행정과 정책 콘트롤 타워의 부재, 대형 포털기업들의 벤처 대기업화 등 부정적인 뉴스 속에서도 대한민국 벤처 생태계에 대한 기대를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글로벌 진출이다.

한국에서 만난 젊은 창업가들이 내놓은 여러 현안 중 시장확대를 위한 글로벌, 특히 미주진출에 대한 정보는 아직도 많이 닫혀 있었다.

LA에도 거세게 부는 스타트업의 분위기와 함께 한국의 열정 넘치는 젊은 창업가들에게 바른 정보와 조언, 컨설팅이 더해진다면 이들의 앞날과 LA, 미주 한인들이 더불어 함께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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