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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 잡은 '맨손 한인'…'용감한 시민상' 이진규 씨

범인, 정당방위 주장하자
출장중 달려와 법정 증언
"그저 옳은 일만 했는데…"

2014년 6월5일 아침 8시. 잠을 깨기 위해 담배를 피우러 집 밖으로 나섰다. 길 건너편에서 두 남성이 큰소리로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흑인 노숙자가 끼여있었다.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갑자기 상대편 히스패닉계 남성이 노숙자의 목을 칼로 찔렀다.

이진규(45.LA다운타운)씨는 행인인 척 뻔뻔하게 현장을 빠져나가는 그를 향해 "야, 거기 멈처!"라고 소리쳤다. 놈은 이씨의 말을 무시한 채 계속 걸어갔다. 뒤를 바짝 쫓았다. 3미터, 2미터, 1미터…. 잰걸음으로 도망가는 그 놈을 뒤에서 덮쳤다. 바닥에 넘어진 놈을 있는 힘껏 누르고 등에 올라타 앉았다. 밑에서 놈은 퍼덕였다. 주변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여보, 무슨 담배를 그렇게 오래 피고 와요?" 아내(세라)가 물었다. "운동했어요? 땀에 흠뻑 젖었네. 담배 좀 끊어요!"



이진규씨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멋쩍게 웃었다. 결혼 1년차 신혼이다.

며칠이 흘렀다. 무역업을 하는 이씨는 아시아로 출장을 떠났다. 이씨는 출장 중 여러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재판 내내 히스패닉계 그 놈이 정당방위를 주장해 이씨의 증언이 꼭 필요하다는 검찰 측 이메일이었다. 하지만 파키스탄에 체류 중인 이씨는 일정상 도저히 본재판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본재판 당일, 망연자실 앉아 있던 조이 검사 앞으로 이씨가 갑자기 나타났다. 조이 검사는 "믿을 수 없었다. 너무 놀라 '당신 여기서 뭐하는거죠?'라고 물었다"고 했다.

이씨는 짧게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 왔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씨의 증언 덕에 범인은 2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진규씨는 2일 '용감한 시민상'을 받았다.

한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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