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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쿨"

미드타운 거주 젊은 백인들, 새로운 한식 소비층 부상

한식이 한인타운을 벗어나고 있다. 애틀랜타 재개발 도심으로 진출해 ‘쿨’한 아이콘으로 뜨고 있다.

최근 애틀랜타 미드타운에 ‘밀레니얼 세대’ 백인 젊은이를 겨냥한 한식당이 이달아 개업하고 있다. 지난달 애틀랜타 ‘폰스시티마켓’에 ‘심플리 서울’이 문을 열었다. 백인 고객이 대다수인 이곳에서는 ‘김치 찐빵’과 병김치를 주로 판매한다.

또 이스트 애틀랜타 빌리지에는 한식당 ‘가자’가 개업을 앞두고 있다. 애틀랜타 유명식당·마켓 등에서 ‘팝업’으로 죽과 한국식 양념통닭을 팔아온 한인 3형제가 이곳에서 음식을 선보인다. 한편 인먼파크에는 한국식 노래방과 한국식 고깃집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한식당의 공통점은 도시 거주를 선호하는 젊은 백인 중산층을 겨냥해 재개발 지역에 자리잡았다는 사실이다. 최근 애틀랜타에는 다운타운 ‘벨트라인’ 산책로를 따라 고급 콘도와 주택을 건설하고, 오래된 주택을 복고풍으로 재개발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붐이 일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밀레니얼 세대 백인들은 한식을 ‘쿨’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실제로 ‘심플리 서울’이 자리잡은 ‘폰스시티마켓’은 1920년 시어즈 백화점 물류창고로 사용되다 오랜기간 방치됐지만, 5년전 주상복합건물로 탈바꿈했다. ‘가자’가 자리잡은 이스트애틀랜타빌리지 상가는 문신가게를 겸한 미술 갤러리가 성업중인 곳이다.

한식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출범하고 있다. 올해 초 둘루스에 문을 연 ‘브레이커스’는 전국 50개 매장을 목표로 내년 초 댈러스 LA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 업체가 동시에 추진중인 한식 패스트푸드 브랜드 ‘서울KBBQ’도 지난 6일 코니어스에 1호점을 열었다. 이 업소는 5년내 2000개 지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애틀랜타의 한식 붐에 대해 ‘심플리 서울’의 해나 정 사장은 “한식의 잠재성은 현재 20%만 일깨워졌을 뿐”이라며 “유행을 선도하는 20~30대 백인 중산층들이 한식에 열광하고 있으므로, 한식 붐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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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애환 달래준 ‘푸근함’이 한식의 매력

미드타운에 김치전문점 ‘심플리 서울’ 개업한 해나 정 씨
해병대->상담심리학->요식업 ‘이색경력’
단돈 몇천불로 홀푸즈에 김치 납품 시작
백인 고객 겨냥 음식 판매 ‘김치 여왕’ 별명

최근 애틀랜타 폰스시티마켓에 김치전문점 ‘심플리 서울’을 개업한 해나 정 씨는 독특한 경력을 지냈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으로 미군 아버지를 따라 이태원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이태원에서 보냈고, 미 해병대 제대후 학생 상담학 공부를 하다가 요식업에 발을 디뎠다. 단돈 몇천달러를 갖고 3년전부터 ‘홀푸즈’ 등에 김치 납품을 시작해 ‘김치여왕’ 별명을 얻었다. 미드타운에 한식당을 개업하게 된 동기와 과정을 들어봤다.

- 김치납품회사를 시작한 동기는.

“할머니가 만들어준 한국음식이 좋아서다. 그래서 요즘 미국 마트에서 판매되는 김치가 성에 차지 않았다. 좋은 오가닉 재료로 만들었지만 맛이 없거나, 맛은 있는데 싸구려 재료에 조미료를 잔뜩 넣은 것 뿐이었다. 그래서 할머니가 가르친대로 유기농 재료로 젖갈을 쓰지 않은 서울식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10여개 홀푸즈 매장에 병김치를 납품하고 있다.”

- 미국인들은 왜 김치를 먹나.

“요즘 TV 요리·건강 프로그램에 한식이 자주 등장한다. ‘서브웨이’도 최근 김치 샌드위치를 내놓았다. 최근 김치는 미국인들에게 ‘트렌디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인식돼있다. 유산균 음료나 발효식품이 요즘 인기라는 점도 한몫 했다. 미국인들은 한끼로 김치만 먹기도 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식과 같이 먹기도 한다. 먹는 방법을 모르는 미국인 고객을 위해 찐빵에 불고기와 같이 올려 팔기 시작한 것이 ‘김치 찐빵’이다. 이제는 ‘심플리 서울’의 주요 상품이 됐다.”

- 애틀랜타 도심에서 한식의 위치는.

“애틀랜타 도심 개발과 변화의 중심지에 한식당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개발이 진행중인 이스트애틀랜타빌리지나 인먼 파크, 그랜트 파크 외에 미드타운, 벅헤드 등에도 한식당이 들어서고 있다. 나도 폰스시티마켓 매장에서 점차 메뉴를 늘려갈 것이고, 나중에는 한정식당을 열고싶다. 특히 숙취해소에 좋은 국이나 죽을 팔고싶다.”

- 한식을 사먹는 고객은 누구인가.

“이곳 사람들 말로 ‘힙스터’다. 남녀 구분 없이 22~45세 정도에 패셔너블한 문신과 피어싱, 뿔테 안경을 쓴 사람이다. 교육과 문화수준이 높은 소득 5만달러 이상의 백인들이다. 외국 거주경험도 많아서 좋은 음식을 찾아다니고, 가격에 덜 민감하다. 애틀랜타 문화 전반의 유행을 선도하는 집단이다.”

- ‘심플리 서울’을 접한 한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한인 1세, 1.5세, 2세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한인 1세는 먹어보기 전까지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국적불명·정체불명의 ‘퓨전한식’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음식은 고기와 김치 모두 정통 한식의 맛을 추구했다. 반면 한인 2세 성인들은 한국에 대해 내재적인 수치심을 갖고있다. 나도 어렸을 때 김치냄새, 된장찌개 냄새가 너무나 싫고 부끄러웠다. 그래서 2세들은 백인친구들과 어울리다 한식당을 만나면 눈길을 피한다. 그런데 한인 1.5세는 우리 식당의 팬이다.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있고, 한식을 먹는 미국인들을 동경한다.”

- 앞으로 어떤 한식이 통할까.

“한국과 아일랜드는 핍박과 고난의 역사 뿐만 아니라 문학과 음식까지 닮았다. 한국음식은 아일랜드 음식과 마찬가지로 먹는 사람을 푸근하게 해준다.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도 편안함과 위안을 준다. 내가 만든 곰국이나 무우국을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그리운 맛’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마법같은 편안함을 제대로 살린 전통적인 한식이 앞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한식의 잠재력은 아직 20%도 발휘되지 않았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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