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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맥도널드 앞에 '화합의 화단'

한영각 목사의 '꽃나뭄·심기'
한인 노인들 쫓겨났던 곳

매일 오전 7시 플러싱 노던불러바드와 파슨스불러바드 사이 맥도널드에 차를 타고 오는 노인이 있다. 뉴욕순복음제일교회 한영각 목사(80)다. 한 목사는 10통 가량의 물을 싣고 와 씨를 따고 물을 주며 맥도널드 앞 화단의 꽃을 정성스럽게 가꾼다. 아르헨티나산 자각꽃과 캐나다산 범꼬리꽃이 어우러져 핀 화단은 한 목사의 작품이다.

한 목사가 지난 4월 300개 꽃 모종을 심은 이곳 맥도널드는 지난해 1월 한인 노인들이 커피 한 잔을 시키고 오래 앉아있었다는 이유로 쫓아내 논란이 일었던 지점이다. 한 목사는 한인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인식을 바꾸기 위해 꽃을 심기 시작했다.

한 목사는 "이민사회가 너무 메말라 꽃을 보고 기쁨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 꽃 심기를 시작했다"며 "처음 맥도널드에 꽃을 심을 때 일하는 직원들이 못하게 했다. 락스로 청소를 해야 하는데 불편하니까. 근데 내가 뉴욕시장이 아니면 못 막는다고 우기니까 아무 말 못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아침마다 맥도널드 앞에서 출근하는 이들에게 범꼬리꽃 세잎노랑꽃 감자노랑꽃 등을 나눠줬다. 매일 꽃을 나눠주니까 손님들이 나를 알아보고 인사하기 시작했다"며 "꽃을 받은 단골손님들이 좋아하니까 맥도널드도 무시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 목사는 76년 도미한 이후로 20년 넘게 직접 재배한 꽃과 씨앗을 나눠주고 있다. 플러싱 공영주차장 롱아일랜드레일로드 머레이힐 역 인근 먹자골목 우리아메리카은행 144스트리트의 아파트단지 등에 꽃을 심었다. 2013년에는 한인 노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던불러바드 146스트리트에 있던 버거킹 화단을 가꾸기도 했다. 2011년에는 네일 재료 제조업체 키스에 무궁화 묘목 5000그루를 기증했고 해피꽃집 등 플러싱 일부 꽃집에도 꽃을 줬다.

꽃 나눠주기는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2011년 논산훈련소 침례식에 참가해 꽃씨를 나눠주기 행사를 열었다. 이후 3년간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경기도 여주의 소망교도소 인근에 꽃을 심기도 했다.

한 목사는 누가복음 6장 38절을 읊은 뒤 "어떻게 오래 살까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죽을 것인가를 고민한다"며 "헌신과 봉사하며 살다가 천국에서 선물을 받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심지영 인턴기자

shim.jeeye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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