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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거품일까? "너무 올랐다" vs "수요 있어 문제 없다"

공급부족·저금리·외국자본 탓
7월도 8월도 6.9% 상승
"거품 터지면 2006년보다 충격 커"
"LA는 4년간 오른다" 반론에도
중국자본 작년 220억달러 유입되며
중산층만 비싼 집값 피해 비판도


집값거품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부동산 분석업체 코어로직이 발표한 코어로직 주택가격지수(HPI)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집값은 1년 전과 비교해 6.9% 올랐다. 7월과 비교해서는 1.2%가 올랐다. 지난 7월에도 HPI는 6.9% 상승했으며 6월과 비교해서는 1.7% 올랐다. 집값이 피크를 이루었던 2006년 4월에 비하면 여전히 6.3% 낮은 것이지만 2012년 3월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는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존주택 판매량은 10% 증가했으며 연방센서국에 따르면 7월 신규주택 판매량은 26%나 늘었다. 내년 8월까지 4.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자문회사인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분석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실제로 8월 주택 공급은 10년래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전국 집값은 부동산 붐 시기의 최고치에 이르지 않았지만 메트로 지역은 이미 당시 가격을 웃돌고 있다. LA의 경우 올 2분기 들어 단독주택 중간가격이 137만150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콘도 중간가격도 67만5000달러로 치솟았다.

이를 바탕으로 주택시장 거품이 다시 형성되고 있으며 거품이 터지면 2006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 거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근거는 대체로 ▶주택구입능력이 2006년보다 훨씬 떨어지고 ▶가격 상승이 최종 소비자의 건강한 수요가 아닌 공급 부진과 인위적인 저금리, 기관과 외국인 현금 구매자에 촉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 핸슨 주택시장 애널리스트는 "안 되는 것이 없던 지난 주택시장 붐 시기엔 묻지마 대출이 집값을 올렸고 집값 상승은 사람들을 주택 구매로 몰아갔고 집값은 다시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실구매자들이 모기지 자격 요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핸슨은 2012년 이후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와 현금으로 저가주택과 신규주택을 사들인 기관과 외국인 구매자를 지목하며 "비전통적인 자본이 비전통적인 수요를 낳는다는 면에서 지난번 주택붐과 똑같은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금 구매자들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첫 주택 구매자들이다. 특히 집값 하락폭이 컸던 라스베이거스와 피닉스, 애틀랜타에서 첫 구매자들이 현금 구매자와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때 최저가격 붕괴를 막기도 했지만 이후엔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전체 주택구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악성매물이나 저가 주택 구매에서는 비중이 크다. 결국 실구매자들은 싼 주택을 살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다. 현금으로 집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나 외국인 구매자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 핸슨 애널리스트는 "결과적으로 현재 실구매자는 2006년보다 더 큰 거품을 물려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집값 폭락 이후 일부 헤지펀드와 투자사는 불안한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인 단독주택 구매를 시작했다. 마침 금리도 낮았다. 현금을 갖고 있던 이들은 가격이 떨어진 싼 주택을 사들여 수리한 다음 렌트를 주기 시작했다. 이들 회사 중 일부는 전국 최대 규모의 렌트용 주택 소유자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반론도 있다.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회사의 존 번스 가주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핸슨의 가정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한다. 현재의 주택구입능력을 다운페이먼트 없이 미끼이자율로 누구나 집을 살 수 있었던 시절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번스는 "지난 번 주택붐은 다시 올 수 없는 기이하고 특이한 시기였다"며 집값과 소득을 비교할 때 전국 주택시장의 90%는 주택구입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도 현재의 집값 상승이 부분적으로 인위적인 저금리가 원인이기 때문에 모기지금리 상승은 우려할 만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금리가 오르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UCLA 앤더슨연구소는 지난달 28일 LA 주택시장이 지난 3년간 회복세를 보였으며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볼 때 앞으로 4년 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3년 동안 27% 상승한 집값도 앞으로 4년간 35%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근거는 고용 개선과 공급 부족, 중국 투자자금의 유입이다.

버블 주장자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근거는 임금이다. 부동산전문 웹사이트 리얼티트랙이 지난 3월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2 2분기~2014년 2분기 사이 주급 상승률 중간값은 1.3%였다. 반면 집값 상승률 중간값은 17.3%였다. 집값이 임금보다 13배 더 뛴 것이다. 가주 머시드는 집값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141배나 높았다. 샌타크루즈는 94배,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는 15배 높았다. 2012년 바닥을 확인한 집값이 급속도로 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억7600만 명이 거주하는 전국 184개 메트로 지역의 경우 임금 평균 상승률 3.7%, 집값 평균 상승률 13.4%였다. 이를 뒤집으면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전처럼 일반 구매자에 의해 촉발된 것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거품이라는 시각과 수요가 있기 때문에 거품이 아니라는 주장은 서로 근거가 있는 것이지만 대체로 시장은 부동산 거품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엔 부동산은 불안한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거품이 터졌을 때 상황은 2006년보다 심각할 수 있다. 임금 상승률이 낮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소비자조사에서 미국인의 62%가 저축액이 1000달러 미만이라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마켓워치는 지난 8일 최근 집값 상승, 특히 대도시의 집값 상승을 중산층 배제라는 시각에서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마켓워치는 지난 1년 동안 전체 주택의 30%가 가격이 하락했지만 LA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대도시는 6.1%~10.4%의 집값 상승을 보인 점을 꼽았다. 그 이유로 외국 자본의 유입을 들었다. NRA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중국 자본은 2013년 4월~2014년 3월까지 미국에서 220억 달러어치의 주택을 사들였다. 이전 해에 비해 72%나 늘어난 규모다. 이 때문에 미국 부동산은 뉴노멀 경제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스위스 비밀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문제는 외국 자본의 유입 급증은 주택시장을 활성화시키기도 하지만 집값을 올려 중산층을 주택시장에서 배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장기화되면 외국 자본의 부동산 장악력이 높아져 가격을 따라잡지 못 하는 중산층의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가격 거품에 따른 주택시장 붕괴보다 당장 주거비를 올려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이다.

안유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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