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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수행이 곧 생활, 생활이 곧 수행

[LA중앙일보] 발행 2015/10/13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5/10/12 16:54

양은철 교무·원불교 LA교당

요가매트를 손에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현재 서구사회에서는 더 이상 낮선 풍경이 아니다.

미주에 있는 원불교 교당들도 여름과 겨울 방학기간 동안 현지인 '활선(Living Meditation)' 훈련생을 모집하여 훈련을 실시하는데 그 광고에 '요가와 명상 경험자 환영'이란 문구를 반드시 넣는다. 자연스럽게 요가 센터를 운영하거나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훈련 중에는 요가 매트를 펴고 아름다운 동작을 화려하게 선보이는 요가는 거의 구경할 수가 없다.

새벽에 기도와 좌선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선체조를 하고, 식사 전후 식사당번을 하며, 강의와 회화도 하고 유념수행과 각자의 수행에 대해 문답을 실시한 후 염불을 하고 하루의 훈련일과를 마친다. 이는 일반 원불교 교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무님들의 일상적인 일과이고, 원불교 훈련원에서 교도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훈련 과정과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

며칠이 지나면 의심이 가득 찬 모습으로 항의하듯 질문을 시작한다. "왜 요가를 가르치지 않나요? 광고에선 요가 경험자들을 환영한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하루 종일 요가만 가르쳤는데요. 요가를 안 가르친다니 무슨 말씀입니까?" 그리고 잠시 시간을 주었다가 다시 질문한다.

"요가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혹시 설명하실 수 있나요?" 그러면서 줄줄 설명을 한다. "하타(Hatha)요가와 즈나나(Jnana)요가, 카르마(Karma)요가와 라자(Raja)요가, 박티(Bakti)요가 등이 있지요."

그때 원불교의 선과 요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좌선 전후에 실시한 다양한 선체조는 여러분 육체의 불균형을 조화와 균형으로 돌리는 하타요가 수행입니다. 강의와 회화공부는 잘못된 이해를 바른 이해로 돌리는 즈나나 요가 수행이고 수도인의 일과를 지키고 유념수행을 하는 것은 불건전한 행동을 건전한 행동으로 돌리고 좋은 습관을 길들이는 것은 카르마요가 수행이지요. 조석으로 염불과 좌선을 하는 것은 의식 생각의 차원에서 깨달음의 차원으로 돌리는 라자요가 수행이며, 설거지와 식사당번, 밭일과 청소 등은 이기적인 마음을 돌려 이타적인 공도정신을 함양하는 박티요가 수행입니다. 저는 하루 종일 요가를 지도하였고 그것도 모든 전통을 융합해 통합 요가를 실시하였건만 선생님은 도대체 어떤 요가를 찾으십니까?".

그제야 무릎을 탁치며 "아! 그렇군요." 하면서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아 일손이 부족했던 식당도 설거지 당번들로 북적거리는 변화가 일어난다. 그것도 스스로 즐겁게 입가에 미소를 띠고 "박티! 박티!" 하면서 말이다.

미래의 수행은 선방이나 훈련원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선방에서의 수행은 반드시 일상생활과 연결되어야 한다. 푸른 눈의 요기들이 원불교의 통합요가인 '활선(Living Meditation)' 훈련을 통해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늘 지혜롭고 편안한 심경을 유지해 가길 염원한다.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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